정예나는 지난해 CLPGA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자신감을 찾았고, LPGA 투어 2차 Q스쿨까지 통과하며 인생 역전의 꿈을 꾸고 있다. [박준석 사진기자]
국내 투어 시드가 없어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로 눈을 돌렸던 정예나(26)가 이제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겨냥하고 있다.
정예나는 4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니스의 플랜테이션 골프장에서 끝난 LPGA 투어 2차 Q스쿨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몰아쳐 최종 합계 4언더파 공동 8위에 올랐다. 그는 박주영(4언더파·호반건설), 이정은(이븐파·교촌F&B) 그리고 아마추어 줄리 양(2오버파), 김수빈(6오버파)과 함께 80위 안에 들어야 얻을 수 있는 최종 Q스쿨 참가 자격을 획득했다.
호주교포 이민지(5언더파)와 오수현(6언더파)도 좋은 성적으로 최종 Q스쿨 티켓을 따냈다. 타이거 우즈의 조카 샤이엔 우즈도 2언더파로 무난히 2차 Q스쿨을 통과했다. 최종 Q스쿨은 12월 3~7일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 LPGA 인터내셔널 골프코스에서 5라운드 경기로 열리고, 20위 안에 들어야 풀시드를 확보할 수 있다.
174cm의 큰 신장을 가진 정예나는 지난해 CLPGA 신인왕과 상금왕을 동시에 석권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지난 3월 LET 미션힐스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선 박인비(KB금융그룹),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주목을 끌기도 했다.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10위를 차지하며 더욱 탄력 받은 그는 국내 투어에도 초청되면서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올해 5개 대회에서 21만5180달러를 벌어들여 CLPGA 상금랭킹 6위에 올라 있다. 주하이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부익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5위, 스릭슨 젝시오 레이디스 오픈 4위를 차지하는 등 견고한 경기를 했다. 국내 투어에서도 올 시즌 3700만원의 상금을 챙겨 새로운 골프 인생을 활짝 열고 있다.
LPGA 투어 2차 Q스쿨에서는 첫 날 1오버파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며 버텼고, 중압감이 심한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몰아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는 240야드의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를 나타내고, 85%의 비교적 높은 드라이버 정확도를 뽐낸다. 정예나는 국내 시드가 없어서 중국으로 건너갔지만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한 끝에 LET 대회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회가 적지만 정상급 골퍼가 되겠다는 일념 하에 어프로치 샷을 갈고 닦은 그는 중국에서 인생 역전의 희망을 발견했다. 이제 그는 LPGA 투어라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