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의 소개로 올 시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고진영과 데이비드 브루커.
고진영의 우승과 함께 주목을 받은 또 한명의 주인공이 있다. 바로 고진영의 캐디인 데이비드 브루커(45·잉글랜드)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 개막 전부터 “캐디가 이 코스를 잘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브루커는 국내 팬들에게도 낯이 익은 얼굴이다. '버디 퀸' 박지은의 백을 한참 멨고, 이후에는 2000년대 후반 '골프 여제'로 군림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곁을 지켰다.
브루커는 1997년부터 올해까지 이 대회에 16번이나 출전했다. ANA 인스퍼레이션은 2014년까지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으로 열리다가 2015년부터 대회 스폰서가 바뀌었다. 그러나 대회는 첫 대회였던 1972년 이후로 같은 곳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에 베테랑 브루커의 경험이 고진영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브루커는 2004년 박지은, 2008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이 대회에서 우승할 때 캐디백을 메면서 함께 우승자의 연못인 ‘포피스 폰드’에 뛰어들었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입수다. 브루커는 특히 2006년부터 약 3년간 골프 여제로 군림했던 오초아와 호흡을 맞추며 오초아의 통산 27승 가운데 21승을 합작했다.
고진영과 브루커는 2019년 시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박지은으로부터 브루커를 소개받은 고진영은 “코스에서 매우 냉철하면서도 재미있는 성격이 나와 잘 맞는다. 우리는 정말 좋은 팀”이라고 말했다.
고진영은 브루커와 함께 하면서 올해 6개 대회에서 2승을 비롯해 준우승 2번, 3위 1번 등 믿기지 않는 성적을 냈다. 이번 대회에서는 3라운드 14, 15번 홀에서 더블보기와 보기를 했을 때 브루커로부터 조언을 듣고는 다시 흐름을 찾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