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경기 중 갤러리를 향해 인사하고 있는 오수현.
호주동포 오수현(23)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오수현은 10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파72)에서 열린 ISPS 한다 빅오픈(총상금 11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잃었다. 최종 합계 6언더파를 적어낸 오수현은 2타 차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오수현은 1996년 부산에서 태어나 2004년 호주로 이민을 간 동포 선수다. 호주 국가대표를 지내면서 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22), 호주 동포 이민지(23) 등과 라이벌 관계로 꼽혔다.
2014년 말 프로로 전향한 오수현은 2015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LPGA투어에서는 2016년 데뷔 뒤 킹스밀 챔피언십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투어 4년차가 된 오수현은 스윙 교정으로 첫 승 꿈을 부풀렸다. 이번 대회 첫날 6언더파 공동 2위로 출발한 뒤 나흘 내내 우승 경쟁을 펼쳤다. 2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오수현은 바람이 강했던 최종일 경기에서 4번 홀까지 4타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 했지만 경기 중반부터 흐름을 찾았다.
5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에 붙여 버디를 잡은 이후 안정적인 플레이로 파를 지켜냈던 오수현은 15번 홀(파4)의 버디로 선두 셀린 부티에(26·프랑스)를 압박했다. 부티에는 13번 홀(파4)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보기를 범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부티에는 15번 홀에서 6m 가량의 버디에 이어 17번 홀(파3)에서 3m 가량의 파 세이브를 하면서 2타 차 우위를 지켰다. 부티에의 우승은 프랑스 선수로는 2003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자인 파트리샤 므니에 르부 이후 16년 만이다.
태국계 프랑스인인 부티에는 2017년 2부 투어인 시메트라투어 상금랭킹 3위로 지난해 정규 투어에 데뷔했다. 작은 체구에 거리가 나지 않는 선수이지만 남자 골프 전 세계랭킹 1위인 조던 스피스(26·미국), 여자 골프 전 세계랭킹 1위 유소연(29)을 지도한 카메론 맥코믹에게 지도받으면서 첫 우승까지 일궈냈다.
4언더파 공동 5위로 출발한 이미림(29)은 최종일에 6타를 잃고 최종 합계 2오버파 35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LPGA투어와 함께 남자 투어인 유러피언투어 공동 주관으로 남녀 선수 312명(각 156명)이 출전해 화제를 모았던 이번 대회는 새로운 투어의 유형을 보여줬다는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남자 경기에서는 최종 합계 18언더파를 기록한 데이비드 로우(28·스코틀랜드)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