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코다가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대회 최저타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나사 27개를 박은 채 첫 경기에 나선 제시카 코다(미국)는 아직 얼굴에 감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 감각은 100%에 가까웠다. 특히 혼다 LPGA 타일랜드 2라운드에서는 퍼트 21개만 기록하는 놀라운 퍼트감으로 코스 레코드를 경신해 태국을 들썩이게 했다.
제시카 코다가 25일 태국 촌부리 시암 골프장 파타야 올드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 클래식에서 최종 25언더파로 우승했다. 코다는 턱 수술 이후 복귀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전망을 밝혔다. 또 그는 2015년 10월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 이후 2년 4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LPGA투어 통산 5승째를 수확했다.
코다는 최근 3경기에서 3위(블루 베이 LPGA), 2위(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혼다 LPGA 타일랜드)을 차지하며 최상의 성적표를 받고 있다. 특히 복귀전에서의 경기력은 놀라웠다. 시암 골프장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라운드에서 10언더파 62타를 시작으로 54홀 196타, 72홀 263타 기록을 새로 썼다. 2017년 양희영이 세운 22언더파 266타 기록을 3타 경신했다. 62타는 본인의 생애 18홀 최저타 기록이기도 했다.
코다는 2017년 12월 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한 병원에서 수술대에 올랐다. 수면 무호흡증까지 일으켰던 심각한 통증 탓에 턱 수술을 했다. 미용이 아닌 심각한 통증 해소를 위해 결국 양악 수술을 택했다. 코다는 “사실 두 번의 수술을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수술로 인해 코다의 외모가 조금 달라져 보이기도 했다. 한 달 만에 골프 클럽을 잡았던 그는 아직 수술 부위가 감각이 없을 정도로 정상이 아니었다. 수술을 했던 턱 주위는 아직 불그스레한 흔적들이 남아있기도 하다.
코다는 외형뿐 아니라 캐디도 바뀌었다. 올해부터 베테랑 캐디 콜린 칸과 호흡을 맞추기로 했다. 폴라 크리머(미국)의 백을 오랫동안 멨던 경험이 풍부한 캐디다. 2017년에는 LPGA투어에 데뷔했던 박성현의 캐디를 맡기도 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코다는 복귀전에서 인생 최고의 샷을 날렸다. 첫 날부터 이글 2개를 포함해 6언더파를 치며 공동 선두에 올랐던 코다는 2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몰아치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3라운드에서도 4타를 줄여 20언더파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았다.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에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코다는 첫 홀부터 가볍게 버디를 낚으며 여유롭게 앞서 나갔다. 270야드 이상의 장타를 날린 코다는 7번 홀에서도 2온 후 가볍게 버디를 낚으며 22언더파까지 앞서갔다.
8번과 9번 홀에서 연속으로 벙커에 빠져 위기를 겪기도 했다. 코다는 8번 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져 2온2퍼트로 첫 보기를 적었다. 9번 홀에서는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지만 2m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하지만 모리야가 이 홀에서 버디를 낚아 18언더파까지 올라서며 21언더파의 코다를 3타 차로 압박했다.
10번 홀에서 다시 모리야가 버디를 추가하며 간격이 2타 차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모리야의 추격은 여기까지였다. 제시카는 11번 홀에서 드라이버로 270야드 이상 보냈고, 짧은 클럽으로 가볍게 핀 2m 옆에 붙여 버디를 추가하며 다시 3타 차로 달아났다. 그리고 13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으며 23언더파까지 올라서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5번 홀에서도 버디를 솎아낸 제시카는 17번 홀에서 8m 퍼트를 버디로 연결시키며 완벽한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대회의 태국 선수 첫 우승을 겨냥했던 모리야는 찬스에서 버디 퍼트가 번번이 빗나가며 또 다시 우승에 실패했다. 21언더파로 렉시 톰슨(미국)과 함께 공동 2위다. 동생 에리야 쭈타누깐도 17언더파 공동 5위에 머물렀다.
대회 최다 우승에 도전했던 양희영은 퍼트 난조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12언더파 공동 14위에 머물렀다. 파5 홀에서 보기 2개를 범했고, 10번 홀에서는 2온에 성공했지만 4퍼트로 보기를 범하는 악몽도 겪었다.
한국 선수 중에는 8타를 줄인 고진영이 16언더파 공동 7위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2주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톱10에 진입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시즌 첫 경기에 나섰던 박성현과 전인지는 10언더파로 나란히 22위에 올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