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정은 지난 마라톤 클래식에서 아버지와 함께 감격적인 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한 바 있다.
‘오렌지 걸’ 최운정이 다시 아버지 품으로 돌아갔다.
최운정은 27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앨라배마주 프래트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 골프트레일(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 다시 아버지 최지연씨와 호흡을 맞춘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이후 다른 캐디와 일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아 아버지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마라톤 클래식에서 157경기 만에 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했던 최운정은 ‘우승하면 캐디 은퇴’라는 아버지와 약속을 지키려 했다. 이 소식을 듣고 수많은 캐디 지원자들이 몰렸다. 이중 최운정은 친분이 있는 동료 벨렌 모조(스페인)의 오빠 헤수스 모조를 고민 끝에 택했다. 헤수스는 벨렌의 캐디백을 멨고, 동생보다 먼저 투어 프로의 꿈을 꾸기도 했다.
하지만 8년간 최고의 캐디와 호흡을 맞췄던 최운정의 눈높이에 차지 않았다. 최운정은 새로운 캐디와 호흡을 맞춘 2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하는 쓴 맛을 봤다. 컴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4오버파, 캐나다 여자오픈 8오버파로 부진했다. 그러자 최운정은 헤수스에게 가차 없이 이별을 고했다.
사실 최운정에게 아버지만한 캐디는 없다. 어떤 캐디보다 부지런하고 꼼꼼한 데다 심적으로도 안정을 준다. 다만 최씨가 체력적으로 힘들어해 캐디백을 더 이상 메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욕심이 많은 최운정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어 아버지에게 또 다시 부탁을 했다. 아버지는 막내딸의 간절한 부탁을 외면할 수 없었다. 결국 최씨 부녀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에비앙 챔피언십까지는 함께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최씨는 다시 딸을 위해 야디지북을 꼼꼼히 챙기며 시즌 2승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은 좋은 기운이 있는 곳이다. 지난해 허미정이 아버지와 함께 호흡을 맞춰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허미정은 캐디인 아버지의 도움으로 5년 만에 LPGA 투어 승수를 추가하며 눈물을 흘렸다. 최운정 부녀가 감동의 순간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올 시즌 공동 11위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부진한 허미정은 대회 2연패를 겨냥하고 있다. 김세영과 김효주는 치열한 신인상 경쟁을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와 2위 리디아 고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JTBC골프에서는 대회 1라운드를 27일 밤 12시30분, 2라운드를 28일 밤 12시15분, 3~4라운드를 30일, 31일 오전 5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