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이소영은 16일부터 시작되는 롯데 챔피언십에 2년 연속 출전한다. 그는 '톱10 진입'도 바라보고 있다. [박준석]
한국의 신예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맹활약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더 어린 영건들이 도전장을 내밀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6일부터 하와이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는 여고생 국가대표 이소영(안양여고3)과 최혜진(학산여고1)이 출전한다. 둘은 스폰서 초청으로 세계적인 스타들과 자웅을 겨루게 됐다. 이번 무대는 이들이 대형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 무대라 할 수 있다. 리디아 고가 아마추어 때 LPGA 투어를 정복했듯이 만약 이들이 이번에 좋은 성과를 얻는다면 스타 탄생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물론 둘은 당시의 리디아 고처럼 세계 아마추어랭킹 톱랭커는 아니다. 이소영은 현재 62위에 올라 있고, 최혜진은 300위권 밖이다.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이소영은 이번이 대회 두 번째 참가다. 그는 지난해 스폰서 초청으로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해 돌풍을 일으켰다. 이소영은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 280야드를 찍는 등 호쾌한 장타를 뽐냈고, 공동 22위를 차지하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이소영은 지난해 2월 LET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5위를 차지한 바 있다.
13일 하와이로 출국한 이소영은 “지난해처럼 즐겁게 치다 보면 좋은 성적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톱20 안에 드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겠다”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소영은 KLPGA 투어 개막전에서도 모습을 드러냈으나 컷 통과에 실패했다. 퍼트 난조가 문제였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부터 퍼트가 말을 잘 듣지 않았던 그는 롯데 챔피언십을 앞두고 특별한 레슨을 받았다. 세계적인 교습가 데이비드 리드베터 골프 아카데미에서 시니어 수석강사를 지냈던 로빈 사임스(아일랜드)는 ‘어드레스 시 정면이 아닌 왼쪽을 본다’라고 이소영의 퍼트 난조 원인을 진단했다.
족집게 레슨을 접한 이소영은 “조언을 듣고 보니 정말 왼쪽을 보고 있더라. 그래서 지난해 말부터 퍼트가 계속 안 된 것 같다. 최대한 많이 교정해서 이번 대회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고 있는 이소영이라 큰 무대에 대한 공포는 없다. 그는 “퍼트만 잘 된다면 톱10 안에도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차세대 주자 제시카 코다와 동반 라운드를 했던 이소영은 “세계적 선수라 하더라도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잠재력을 갖췄고 포부도 대단하지만 영락없는 소녀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소영은 지난해 롯데 챔피언십에 갔다가 미셸 위, 줄리 잉스터, 박세리 등의 사인을 받고 뛸 듯이 기뻐했다고. 그는 “존경하는 선수인 줄리 잉스터와 꼭 라운드를 해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잉스터는 이번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대표팀의 막내이자 뉴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최혜진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이소영, 박결과 함께 아시안게임 은메달 수확에 힘을 보탰던 최혜진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KLPGA 투어 개막전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하며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아직 LPGA 투어 경험은 없지만 김효주처럼 무표정 페이스로 자신의 경기를 하는 스타일이라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JTBC 골프는 이번 대회를 16~19일 오전 8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