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한화 제공]
"더 이상의 눈물은 없을 겁니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김인경이 존재할 거예요."
한화 골프단에서 재도약을 꿈꾸는 김인경(27)이 호주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시작한다. 무대는 19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LPGA투어 ISPS 한다 호주 여자 오픈이다.
이 대회는 올 시즌 LPGA투어 세 번째 대회이지만 김인경은 2015년 첫 무대가 된다. 그는 지난 1월 코츠 골프 챔피언십과 2월 첫 주에 열렸던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을 건너뛰고 곧바로 호주로 넘어갔다.김인경에게 주목하는 것은 그의 새 시즌이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하고 각오가 새롭기 때문이다.
김인경은 2007년 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3승을 거뒀다. 하나금융그룹의 간판선수로 활약하던 2012년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30cm 퍼트를 놓쳐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 물거품이 됐다. 그로서는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 짧은 퍼트 실수로 '비운의 아이콘'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는 이후 빛을 보지 못했다. 그의 눈에는 그 누구도 볼 수 없었지만 '마른 눈물'을 매일 흘렸다.
그가 다시 살아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당시 영국 버킹엄셔주 데넘의 버킹엄셔 골프클럽에서 열린 유럽여자골프투어(LET) ISPS 한다 레이디스 유러피언 마스터스에서 18언더파로 우승하면서부터다. 2010년 11월 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44개월 만에 우승했다. 그랬던 김인경은 그해 9월 자신의 본무대인 LPGA투어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최종일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이때도 퍼팅 때문에 눈물을 삼켰다.
하지만 지금 김인경은 다르다. 그는 ISPS 한다 호주 여자 오픈을 앞두고 지난 2일 호주로 들어갔다. 과거와 다른 행보였다. 겨울 훈련을 주로 미국에서 했던 예전과는 달리 국내에 머물면서 스윙의 기본을 다시 정비하고 익혔다.
김인경은 "스윙의 전체적인 원리를 재정리할 수 있는 '보디 턴 스윙'을 익힌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겨울 훈련은 새로운 스윙을 익히기보다는 스윙의 재활에 가까웠다"며 "그동안 흩어져 있던 '긍정의 작은 조각'들을 한데 모았다. 이제는 그 믿음을 가지고 코스에서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는 한국 선수가 LPGA투어 개막 3연승을 일궈 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개막전인 코츠 골프 챔피언십은 최나연(28·SK텔레콤)이, 두 번째 대회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은 김세영(22·미래에셋)이 역전 우승했다.
J골프가 19~20일 대회 1·2라운드는 오후 1시부터, 21~22일 대회 3·4라운드는 오전 11시30분부터 생중계 한다.
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