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백규정, 김효주, 리디아 고는 올 시즌 LPGA 투어의 10대 우승자들이다. [하나외환 챔피언십 대회본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10대 시대’라고 할 만큼 젊은 신예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리디아 고(17·캘러웨이)가 10대 돌풍을 주도하고 있고, 김효주(19·롯데), 백규정(19·CJ오쇼핑), 렉시 톰슨(19·미국)도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10대들은 올해 27개 대회에서 5승을 챙기며 영파워를 뽐냈다. 5개 메이저 중 10대가 2개를 석권했다. LPGA 투어에서 10대들이 가장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 해로 점철되고 있다.
앞으로 LPGA 투어를 이끌어갈 이들이 세운 기록은 실로 대단하다.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고, 아마추어 최초로 대회 2연패 업적도 남겼다. 그리고 올해 루키로 2승을 챙기며 성공적인 프로 데뷔를 했고, 최연소 상금 100만 달러 돌파도 이뤄냈다. 각종 부문에서 상위에 랭크된 리디아 고는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에서 3033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어 최종전에 100만 달러 잭팟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는 손목 통증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좋은 성적표를 받고 있어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넘보고 있다.
김효주도 지난 8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차세대 스타로 두각을 나타냈다. 메이저 첫 출전에 우승컵까지 거머쥐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또 1라운드에서는 61타를 쳐 남녀 통틀어 메이저 최저타 기록을 경신하는 대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는 18번 홀에서 나흘 연속 버디를 낚는 깔끔한 마무리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등 7언더파 7위를 차지했다. 김효주는 국내무대에서도 최초로 상금 10억 원을 돌파하는 등 ‘효주 시대’를 활짝 열었다.
백규정도 LPGA 하나 ·외환 챔피언십의 신데렐라가 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효주의 라이벌로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데 앞으로 LPGA 무대에서도 경쟁 구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LPGA 투어 첫 출전에 우승컵까지 거머쥘 정도로 두둑한 배짱과 강심장의 면모를 뽐냈다. 연장전에서도 그는 어린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게 플레이를 펼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백규정은 놀라운 퍼트감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27-27-25-23개로 단 한 번도 퍼트수가 30개를 넘어간 적이 없었다. 평균 퍼트 수 25.5개를 기록했고, 최종 라운드에서는 5연속 버디를 낚는 등 신들린 퍼트감으로 그린을 지배했다.
톰슨도 한국계를 제외한 10대 중 유일하게 두각을 드러냈다. 미국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있는 톰슨은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컵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들어올렸다. 특히 그는 폭발적인 장타력이 무기다. 183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톰슨은 270야드 이상의 드라이브 샷을 때린다. 톰슨은 LPGA 선수들이 뽐은 드라이버가 가장 빼어난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이들은 하나 같이 몰아치기 능력이 빼어나고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 면모를 드러내고 있어 앞으로 얼마만큼 성장할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