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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15번 홀, 홀인원만 3개째 신기록

남화영 기자2023.06.17 오전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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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한 피츠패트릭 [사진=USGA]

타이틀 방어에 나선 매트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이 올해 123회를 맞은 US오픈(총상금 2천만 달러) 둘째날 115야드 거리의 파3 15번 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이로써 이 대회에서 이 홀에서만 첫날에 이어 3번째 에이스이자 US오픈 역사상 51번째 홀인원을 추가했다.

피츠패트릭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LA컨트리클럽 노스코스(파70 7423야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마지막 홀 버디를 추가했으나 보기와 더블보기를 묶어 이븐파 70타를 쳐서 공동 40위(1오버파)에 그쳤다.

티샷을 한 피츠패트릭은 잠시 궤적을 보더니 공이 들어가는 걸 확인하지도 않고 그린으로 걸어가다 폭발하는 듯한 갤러리의 함성으로 에이스를 잡았다는 걸 알았다. 핀 뒤에 떨어진 공은 경사를 타고 굴러서 홀인했다. 이후 그는 동반자인 카메론 스미스와 샘 베넷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기뻐했다.

15번 홀 그린. 뒤에서 앞으로 흐르는 언듈레이션 [사진=USGA]

파3 15번 홀은 그린이 ‘ㄱ’자로 되어 있어 가까우면 최단 78야드에서 길게는 150야드까지 나온다. 올해는 파3 홀이 5개나 되는데 다른 홀들은 290, 285야드 등 300야드에 가까울 정도로 길고 어려워 US오픈의 명성을 지켰으나 이 홀만은 이틀간 선수들에게 타수를 줄여주는 꿀맛같은 맛집으로 등극했다.

전장이 가장 짧은 만큼 선수들은 50~56도 웨지를 들고 샷을 한다. 핀을 맨 뒤에 꼽고 맞바람이 불어도 8번 아이언까지 들지만 7번 이하는 들지 않는 서비스 홀에 가깝다. 물론 폭 10야드의 그린을 놓치면 좌우에 깊은 벙커가 있어 타수를 잃기 십상이지만 선수들은 이 홀에서 홀인을 노리고 샷한다.

USGA에 따르면 이날 그린 스피드는 그린스피드로 13피트(3.9미터)였다. 아침에 그린을 두번 깎기(더블컷)을 하고 그린에 롤링(압착기 롤러로 그린을 밀어주는 작업)을 해서 이 스피드를 냈다고 한다. 다만 3번 홀은 홀 주변 언듈레이션이 커서 약하게 조정했다.

파본의 첫날 홀인원 [사진=USGA]

1라운드는 뒤핀에 가까워 125야드로 세팅되었는데 마티유 파본(프랑스)이 오전 경기에서 첫 홀인원을 했고, 오후에는 샘 번스(미국)가 오후 늦게 1라운드 후반 경기에서 다시 에이스를 추가했다.

앞으로 남은 이틀 사이에 대회 조직위에서 이 홀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연속 홀인원의 행진이 이어질 수 있다. 메이저 한 대회 한 홀에서 최대 홀인원 기록은 이미 경신했다. 홀인원 경품은 없지만 좋은 경험과 함께 선수들은 역사의 한 자리에 이름을 새겼다.

다만, 파본은 첫날 홀인원을 했던 홀에서 다시 버디를 잡았으나 전후로 더블보기를 적어내는 불운 끝에 8타를 잃고 공동 132위로 컷 탈락했다. 번스 역시 15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했고 이븐파를 쳐서 공동 19위(1언더파)로 주말 경기를 치르게 됐다.

파3 7번 홀 [사진=USGA]

한편 이날 7번 홀은 299야드로 US오픈 역사상 2위, 11번 홀은 297야드로 역대 4위의 긴 파3 홀 거리에 올랐다. 이외에 US오픈의 단골 개최지인 오크몬트컨트리클럽의 8번 홀은 지난 2007년 마지막날 300야드 파3 홀로 치러진 바 있다.

코스 설계 역사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1920년대 이른바 ‘클래식 시대’에 조성된 미국의 올드 코스들은 이런 식으로 파3의 전장을 길게 조성하면서 오늘날 최고 성능의 클럽과 볼, 그리고 최대 효율성을 가진 선수들의 스윙에 힘겹게 맞서고 있다. US오픈이 열리는 올드 코스들은 요즘 대부분 파71~70 세팅으로 열린다.

역대 US오픈 긴 파3 홀들

오는 8월에 결정될 볼의 비거리 성능 조정안에 관해서 USGA가 고민하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아마추어 골퍼와는 상관없이 엘리트 프로 선수들의 경기를 위해 코스를 바꿔야 하느냐 볼을 바꿔야 하느냐의 결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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