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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JLPGA 선수 2년 연속 LPGA 직행

남화영 기자2024.11.04 오전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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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재팬클래식 우승한 다케다 리오

일본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토토재팬클래식에서 다케다 리오가 우승하면서 2년 연속 일본 투어 출신 LPGA투어 직행자가 나왔다.

올해 21세의 투어 2년차 리오는 3일 일본 시가현 오츠시 세타 골프코스에서 열린 이 대회 파이널 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쳐서 마리나 알렉스(미국)와 공동 선두를 이룬 뒤 무려 6홀까지 가는 긴 연장 승부 끝에 우승했다. 우승 상금 30만 달러와 함께 2년간의 LPGA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선수 이나미 모네가 우승하고 올해부터 LPGA투어에서 루키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JLPGA에 데뷔한 리오는 올해 최고의 해를 보냈다. 지난 4월 KKT배판테린레이디스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올린 뒤 메이저인 일본여자선수권과 일본여자오픈까지 7승을 휩쓸었고 이 대회까지 시즌 8승을 달성했다.

세계 골프랭킹도 25위로 JLPGA투어 선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리오는 사실 이 대회 전까지만 해도 오는 12월의 퀄리파잉(Q)시리즈 파이널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우승으로 인해 최종전에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JLPGA 뿐만 아니라 일본 매체들도 대부분 그의 미국 진출을 적극 환영하고 반긴다.

지난해 토토재팬클래식 우승한 이나미 모네

올해 JLPGA는 2월말부터 오는 11월말까지 무려 37개의 대회가 열린다. 일본 내에서만 투어를 뛰어도 충분히 골프 선수로서 돈도 벌고 명예도 얻는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JLPGA투어는 우수 선수의 세계 무대 미국 투어 진출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서 받은 포인트는 일본의 일반 대회보다 4배의 메르세데스 대상 포인트를 준다.

많은 일본 선수들이 미국의 메이저 투어나 혹은 초청 대회에 맘껏 나가 세계적인 선수들과 기량을 겨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지난해 신지애는 상당한 기간을 해외에 머물렀는데도 대상 포인트 순위에서 선두를 오래 지켰다. 예전 일본은 ‘갈라파고스의 섬’처럼 국제 경쟁력이 약했다. 한국 선수들이 진출하면 우승을 쉽사리 거뒀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노력은 결실을 보았다. 올해 일본 선수들은 LPGA투어에서 최고의 한 해를 만들었다. 유카 사소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고, 후루에 아야카는 에비앙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승째를 올렸다. 거기다가 일본 자국에서 열린 LPGA대회에서 시즌 3승째를 올린 것이다. 중국은 인뤄닝 혼자서 3승, 태국은 올해 5승을 달성했다. 반면 한국은 2승에 그친다.

지난 8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메이저 AIG여자오픈에 출전한 JLPGA 선수는 10명이었다. 반면 한국 선수는 한 명도 나갈 수 없었다. 오는 12월에 열리는 LPGA Q스쿨에서도 세계 골프랭킹 75위 이내에 드는 일본 선수 6~7명이 신청했다. 한국에서는 10명이 자격이 되었으나 현재 윤이나만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28위 윤이나 [사진=KLPGA]

세계 여자 골프랭킹 28위로 국내투어 선수 중에선 가장 높은 윤이나가 LPGA투어 Q스쿨 파이널을 신청한 것만으로도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 무대에서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선수조차 세계 무대 진출에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 올해는 Q스쿨 파이널이 지난해 6라운드 20명 선발에서 5라운드를 치르고 25명 뽑는 방식으로 문호가 넓어졌어도 딴 세상 얘기다.

자격 있는 국내 선수조차 해외 진출을 꺼리는 환경이 됐다는 게 문제다. 해외 대회에 한 번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국내 투어 활동에 큰 지장을 받는 구조다. 한두 번 시도하다가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면 국제 경쟁력 약화는 자명하다. 2016년 박성현이 LPGA 대회에 무려 7번 출전해 받은 상금만으로 이듬해 투어 출전권을 받은 게 신기할 따름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LPGA대회조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로부터 ‘비공인 대회’로 낙인찍혀 출전 금지다. 지난 2002년부터 이어진 국내 유일 LPGA대회에서 2021년까지 19년간 무려 13명의 한국 선수가 우승했다. 그중에 고진영까지 5명의 KLPGA 선수가 LPGA투어 직행 티켓을 받았다. 하지만 3년 전 ‘비공인’ 낙인찍힌 뒤로 한국 선수 우승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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