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고질적인 손목 부상 극복, 메이저 퀸 오른 이미림

김현지 기자2020.09.14 오전 8:39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왼 손목에 보호대를 차고 경기하고 있는 이미림.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메이저 아나 인스퍼레이션.

연장 접전 끝에 넬리 코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제치고 메이저 퀸에 오른 이미림은 다소곳하게 18번 홀 그린 옆 퍼피 폰드로 뛰어들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준 세리머니였다.

이미림의 골프 인생은 꾸준했다.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2013년까지 3승을 거뒀다. 그러다 2013년 말 돌연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이미림이 골프 시작 때부터 꿈꿔온 무대였다.

그해 말 퀄리파잉(Q)스쿨을 2위로 통과한 이미림은 2014년 데뷔와 함께 마이어 클래식 등에서 2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냈다.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가늠하게 하는 왼 손목 피로골절에 시달리면서도 거둔 성과였다. 그러나 천재 소녀 리디아 고에 밀려 신인상을 수상하지는 못했다.

첫해 상금랭킹 14위에 오른 이미림은 2015년 19위, 2016년 17위, 2017년 20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성적을 냈다. 고질적인 손목 통증이 이어진 가운데 손목 보호대를 차고 거둔 성적이었다. 화려한 성적과 스포트라이트는 그의 몫이 아니었지만 그는 누구보다 꾸준히 투어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켰다.

2018년 68위로 데뷔 뒤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낸 이미림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절친한 양희영과 함께 연습을 하며 다시 반등을 노렸다. 결과는 시즌 상금랭킹 44위. 코로나19 여파로 투어가 중단되기 전 1개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했던 이미림은 국내로 돌아와 절치부심했다. 묵묵히 훈련하면서 체중을 6~7kg 감량했고 투어 재개를 기다렸다.

복귀 후 첫 대회인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도 컷 탈락했던 이미림은 이번 우승으로 3년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통산 4승째. 우승 상금은 46만5000달러다. 한국 선수로는 박지은-유선영-박인비-유소연-고진영에 이어 아나 인스퍼레이션 정상에 올랐다. 이미림은 "친구들이 빨리 경기를 끝내고 오라고 했다. 내 경기에만 집중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감격해 했다.

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