숍라이트 클래식 2라운드에서 퍼트를 하고 있는 렉시 톰슨. 지난주 US여자오픈부터 집게 그립 퍼터로 바꾼 뒤 퍼트가 좋아졌다.
세계랭킹 4위 렉시 톰슨(미국)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다. 신장 183cm인 톰슨은 큰 키와 긴 팔을 이용해 장타를 뿜어낸다. 올 시즌 톰슨은 드라이브 샷 평균 274.6야드로 10위에 올라있다.
톰슨은 폭발적인 장타를 바탕으로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율 73.3%(23위)에 올라 있다. 라운드 당 평균 3.65개(36위)의 버디를 잡아냈다.
그러나 온 그린이 되지 않았을 때의 그린 주변 플레이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 시즌 톰슨의 숏게임은 거의 입스 수준이었다. 톰슨은 벙커 세이브율 26.67%로 최하위권인 148위에 올라 있다.
장타와 함께 불안불안한 퍼트는 거의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됐다. 톰슨은 원래 퍼트를 잘 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지난해 톰슨의 온 그린 시 퍼트 수는 1.785개(33개), 평균 퍼트 수는 29.99개(97개)였다.
그러나 올 시즌 톰슨의 라운드 당 퍼트 수는 30.80개(110위)로 더 나빠졌다. 온 그린 시 퍼트 수는 1.829개로 75위다. 지난해에 비해 그린 위에서 훨씬 더 고전하고 있는 셈이다.
2011년 아마추어로 나비스타 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LPGA 정식 멤버가 된 톰슨은 2013년 프로 데뷔 뒤 해마다 우승을 거뒀다. 지난해까지 통산 10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그린 위에서 유난히 고전하면서 시즌 개막 4개월이 되도록 침묵했다.
톰슨은 지난 6월 초 시즌 두 번째 메이저 US여자오픈 개막을 이틀 앞두고 퍼터 그립을 집게 그립 방식으로 바꿨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활동 중인 둘째 오빠 커티스의 조언에 따랐다.
집게 그립은 일반적인 그립과 달리 연필을 쥐듯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살포시 그립을 하는 방식이다. 집게 그립의 장점은 직진성이다. 양손목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방향성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1~2m 정도의 짧은 퍼트나 빠른 그린에서 효과적이다.
그립을 바꾼 뒤 톰슨은 달라졌다. US여자오픈에서 이정은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시즌 최고 성적을 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번 주 숍라이트 클래식에서도 톰슨의 그린 위 플레이는 한결 안정적이었다. 톰슨은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냈다. 이정은에 2타 차로 출발한 최종 라운드에서도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3개로 4타를 줄였고, 시즌 첫 승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홀이 하이라이트였다. 톰슨은 507야드, 18번 홀(파5)에서 3번 우드와 아이언으로 2온을 시킨 뒤 5m 이글 퍼트를 홀에 떨어뜨리면서 시즌 첫 승을 자축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