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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KLPGA 최장타 차이 17야드

남화영 기자2023.12.28 오전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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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올해 최장타자 폴리 맥

폴리 맥이라는 여자 골프 선수를 아시는가?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최장타자인데 24세의 독일 출신 루키다. 평균 비거리 281.75야드를 기록했다. 17개 대회에 나와 7개 대회에서 상금을 받았으나 CME포인트 랭킹이 125위였다.

항상 진한 선글라스를 끼고 플레이하는 멕시코의 마리아 파씨는 어떤가? 지난해 평균 비거리 279야드를 쳐서 장타 1위였다. 2021년에는 역대 LPGA투어 선수 중에 가장 장타자인 네덜란드의 앤 반 담이 평균 290.82야드를 날렸다.

LPGA투어에서 성적과 장타는 상관이 없었을까? 2018년에 대만의 쩡야니가 평균 비거리 275야드로 최장타자였는데 세계 1위의 전성기는 지났어도 대만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2010년에 최장타자는 미셸 위(미국)로 평균 274.49야드를 쳤고 상위권에 있었다.

2008년이 전성기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평균 269.54야드로 그해 최장타자였다. 가장 비거리가 길었고, 가장 오래 세계 정상을 유지하다 은퇴했다. 2003년 시즌 최장타자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었는데 평균 비거리 269.76타였다. ‘남자처럼 경기한다’는 평가 속에 장타를 무기로 투어를 제패했다.

지난 16년간 한미 여자투어 최장타자, 노란색은 역대 최장타 기록자

그 사이에 브리타니 린시컴이 최장타자로 3번을 지냈고, 메이저도 우승했다. 역대 최장타 선수 계보를 보면 무작정 비거리만 길지 않았다. LPGA투어에서 시즌 비거리 기록을 시작한 건 1992년이다. 32년간 세계 랭킹 1위를 3명 배출했다.

장타왕을 4연패한 로라 데이비스가 활동하던 시기는 260야드가 최장타였다. 2016년 이후로는 평균 280야드는 쳐야 장타자로 인정받았다. LPGA투어는 대회가 열리면 두 개의 홀에서 드라이버 비거리를 측정한다. 물론 어떤 선수들은 페어웨이우드나 하이브리드를 치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는 드라이버를 잡는 홀을 측정한다.

국내 투어 사정은 어떨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집계하는 시즌 장타자 기록은 KLPGA협회 창설 20주년인 2008년부터 검색이 된다. 16년간의 최장타자 평균 비거리는 260.59야드였다. 같은 기간 LPGA투어는 277.47야드로 17야드 차이다.

최장타자의 면면은 놀라울 정도다. 2008년엔 이혜인이 평균 256.39야드로 최장타였다. 이듬해 안선주가 등장해 평균 265.83야드를 쳐서 최장타자였는데 상금 3위였다. 지난 16년 중에 역대 한 시즌 최장타자는 김세영이었다. 2013년에 평균 266.94야드를 보냈고 이듬해도 최장타자였는데 264.71야드를 기록했다.

김세영은 2013년 국내 최장타자였다 [사진=USGA]

2011년 KLPGA에 데뷔한 김세영은 2013년에 상금 2위, 2014년에 10위를 하더니 이듬해 LPGA투어로 향했다. 성적도 뛰어난 데 장타력이 있으니 미국 LPGA투어 무대에 나가서도 경쟁할 만했다. 물론 김세영이 국내서 장타를 뻥뻥 날리던 해 LPGA투어 최장타자 니콜 스미스, 조안나 클래튼은 김세영보다 8야드 이상씩 멀리 쳤다.

김세영이 미국으로 떠나자 국내 최장타자 타이틀은 박성현이 물려받았다. 2015년에 평균 254.28야드로 최장타자였고, 상금은 전인지에 이어 2위였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평균 비거리 265.59야드로 최장타 2연패에 상금도 국내를 평정했다. 그리고는 미국 LPGA투어로 향했고 인정받았다.

상금왕 박성현이 떠난 자리를 차지한 2017년 상금왕은 최장타자는 아니었지만 비거리 11위의 장타자에 속한 이정은6였다. 그 역시 2년 연속 상금왕을 하고는 LPGA투어 퀄리파잉 테스트를 수석 합격하고 미국행을 택했다. 김아림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장타자였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2020년 겨울에 열린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LPGA투어로 향했다.

올해 KLPGA 최장타자는 시즌 2승의 방신실이다. [사진=KLPGA]

국내 투어에서 시즌을 풍미한 장타자 김세영, 박성현, 김아림이 미국 투어로 떠난 빈 공간은 새로운 스타들이 차지해 스타덤에 올랐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룰 위반으로 시즌을 마치지 못했으나 윤이나는 지난해 평균 263.45야드로 최장타자였다.

어느 대회에서인가 KLPGA투어 방송 중계에서 다른 선수들은 세 번을 잘라가는 파5 홀에서 윤이나가 두 번만에 그린에 올리자 해설가가 두 번 만에 공을 올렸다고 흥분하며 분위기를 띄우던 기억이 생생하다. 골프팬들은 선수의 시원하고 호쾌한 장타에 반하고 매력을 느낀다.

올해는 투어에 나오지 못한 윤이나의 빈자리를 방신실이 차지했다. 10대 선수가 큰 키에 좋은 피지컬을 가지고 뻥뻥 내지르는 장타에 팬들은 매료됐다. 시즌을 마친 결과 방신실은 평균 비거리 262.47야드였다.

지난해 KLPGA 최장타자는 윤이나였다 [사진=KLPGA]

국내 투어에서 특히 매년 장타자들이 주목받고 그들의 성적이 뛰어나다. 방신실, 윤이나, 이승연, 김아림, 박성현, 김세영, 양수진은 최장타자였을 뿐만 아니라 국내 투어를 주름잡는 선수들이었고, 2년 이상 장타왕에 올랐던 선수는 대체로 LPGA투어로 향했다.

평지가 많은 LPGA투어와 산악 코스가 많은 KLPGA투어의 평균 비거리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 골프에서도 장타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호쾌함이 있고, 국내 장타자들은 장타를 무기로 투어 경험을 쌓은 뒤 해외 큰 무대로 진출했다.

남자 골프 뿐만 아니라 여자 골프에서도 장타는 커다란 경쟁력이고 그 무기를 가졌다면 더 큰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 LPGA투어의 상금 증가폭은 최근 수년 사이에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다. 한국과 미국 투어 최장타자의 평균 비거리 차이가 17야드라는 수치는 큰 무대를 꿈꾸는 유망주에게는 선명한 목표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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