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은 어렸을 때부터 큰 선수가 될 건데 나만의 컬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타이거 우즈가 빨간 셔츠를 입는 것을 고려해 빨간 바지를 택했다.[photographer 신중혁 hair&makeup 박희진]
자신이 세운 수많은 기록과 우승 중 가장 의미있는 것을 꼽는다면.
세 개 정도인데, 한국에서의 첫 우승(2013 롯데마트여자오픈), 미국에서의 첫 우승(2015 퓨어실크 바하마 LPGA클래식), 그리고 31언더파를 치며 우승한 손베리 크릭 클래식이다. 그 세 대회를 통해 골프 인생의 전환점들이 왔다.
메이저대회가 열릴 때마다 늘 우승후보로 언급되는 선수가 김세영이다. 하지만 실제로 메이저대회의 결과는 늘 아쉬웠다.
너무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다른 대회는 마음을 비우고 치는데 메이저대회는 늘 우승에 대한 마음이 강해지는 것 같다. 앞으로 투어 생활을 하면서 고쳐야 할 부분이다. 지금으로서는 예감이 좋기 때문에 왠지 올해는 잘 될 것 같다. 못 할 게 없다.(웃음)
마지막 날 빨간 바지를 입는 것도 그런 예감 때문인가?
어렸을 때부터 큰 선수가 될 건데 나만의 컬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타이거 우즈가 빨간 셔츠를 입으니 나는 빨간 바지를 입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밖에 나가도 ‘빨간 바지 김세영씨 아니세요?’라고 많이 물어본다. 내 확실한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것 같다.
‘빨간 바지 마법사’ 외에 불리고 싶은 또 다른 수식어가 있다면?
골프 선수 중 레전드가 몇 명 있다. 박세리, 박인비 프로님, 거기에 김세영이 들어가면 좋겠다.
골프 외에 다른 꿈이 있나?
지금은 골프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없다. 하지만 가끔은 정반대의 것도 하고 싶기는 하다. 예를 들자면 목표없는 삶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계속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목표 지향적인 사람은 목표가 사라지면 어떨까.
지금은 목표를 위해 가고 있지만 그런 게 없어지면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살 것 같다. 소확행이라고나 할까! 일반적인 삶이 궁금하기는 하다.
비시즌에는 무엇을 하나?
한국에 올 때마다 버킷 리스트 1위는 자는 것이다. 비시즌에는 일단 푹 쉬고, 친구들도 만나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는 몇 주 긴장을 확 풀면서 몸 상태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들이다.
주량은?
술은 맥주 반 컵 정도. 생긴 것과는 다르게 술을 잘 못 마신다.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화보까지 찍었는데.
대회 때는 메이크업과 귀걸이를 잘 안 한다. 오랜만에 화장을 하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사실 김세영은 코스 밖에서는 상당히 유머러스한 스타일인데.
워낙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고 노는 것도 좋아하는데 골프를 하기 때문에 버린 부분이 많다. 성격이 둘 다 즐기는 스타일이 못 된다. 다른 선수들은 그러기도 하지만 나는 안 된다. 해야 할 때는 하나에만 집중하고, 쉴 때는 쉬고 놀 땐 확실하게 노는 편이다.
여자 골프계의 타이거 우즈가 되고 싶은가?
그러려고 했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 하니까.(웃음)
그럼 우즈처럼 80승?
80승은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도 하지 말란 법은 없으니, 할 수 있다.
진짜 목표는?
아니카 소렌스탐이 세웠던 59타. 그 기록을 깨보는 게 목표 중 하나다.
아직 완벽하게 투어를 장악하기에는 2% 부족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더 노력한다. 그런 게 없으면 도전하는 마음이 안 생길 것 같다. 자극을 시키고 동기부여가 된다. 뭐든 마지막이 중요하고, 나 역시 그것을 위해 도전을 하고 있으니 잘 될 것이라 믿는다.
골프는 언제까지 하고 싶나?
딱히 기준을 세우진 않았다. 목표를 이룰 때까지 하고 우승할 수 있는 기량만 있다면 나이는 상관없다. 성격상 즐기면서 골프를 하기보단 도전하는 입장이다 보니 그게 안 된다면 더 빨리 놓을 수도 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김세영 Profile
생년월일 1993년 1월21일
신장 162cm
가족 관계 아버지 어머니 오빠 여동생
학력 세화여중-대원외고-고려대
프로 전향 2010년
존경하는 선수 박세리
취미 스키 스노보드 TV시청(요리 프로그램)
좋아하는 음식 순대국 김치
이상형 사려깊은 남자
특이사항 태권도 공인 3단
주요 경력 아마추어-2007, 2009년 국가대표
프로-LPGA투어 통산 7승, KLPGA투어 통산 5승
2016 JTBC파운더스컵 투어 최소타 타이 우승(27언더파)
2018 손베리 크릭 클래식 최소타·최다언더파 우승(31언더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