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댄 나의 챔피언~, 너와 나의 챔피언~"

7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에서 열린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크라운 최종일 싱글 매치 경기.

한국 선수들의 티샷에 맞춰 한국 가스 버즈의 '레즈 고 투게더(Reds Go Togeger)'가 울려퍼졌다. 레즈 고 투게더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 출전한 태극전사들을 향한 응원가였다.

이날 대회장에는 주최측 추산 5만명의 구름 갤러리가 몰렸다. 대회 첫 날을 제외하고 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대회가 파행 운영되었지만 마지막 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개었다.

세계 최강 한국팀이 5만여 홈팬의 뜨거운 응원을 업고 UL인터내셔널크라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날 오전 열린 조별리그 포볼(두 선수가 각자의 공을 친 뒤 더 나은 스코어 채택) 2경기를 모두 승리해 8개국 중 1위(승점 10점)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결선 싱글매치 플레이에서 2승1무1패로 승점 5점을 더해 승점 1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2위는 승점 11점을 기록한 미국과 잉글랜드(5승1무4패)였다.

포볼 매치에서 5승1패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인 한국 선수들은 싱글 매치에서도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첫 주자인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이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상대로 후반 13번 홀부터 17번 홀까지 3개 홀을 내주며 2홀 차로 패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제 몫을 해냈다.

한국팀의 두 번째 주자인 전인지는 스웨덴의 에이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를 맞아 시종일관 우위를 보인 끝에 1홀 차로 승리했다. 박인비의 출전 포기로 UL인터내셔널크라운에 막차로 합류한 전인지는 이번 대회 4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승리의 최고 수훈갑이 됐다.

'맏언니' 김인경은 잉글랜드의 브론테 로우에게 11번 홀까지 내내 끌려다니다 7개 홀을 남겨놓고 2홀 차로 뒤집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김인경의 승리로 한국은 UL인터내셔널크라운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승이 확정된 상황에서 UL인터내셔널크라운에 3회 연속 출전한 베테랑 유소연은 렉시 톰슨(미국)을 상대로 의미있는 무승부를 끌어냈다. 유소연은 한 때 2홀 차까지 경기를 뒤지다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2014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한국은 초대 대회 3위, 2016년 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도 우승을 못했지만 한국에서 처음 열린 이번 대회에서 안방 팬들에게 최고의 팬 서비스를 했다. 주최측은 "최종일 5만명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 총 7만5000명의 팬들이 대회장을 찾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송도=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