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에서 캐디 딘 허든과 코스 공략을 상의하고 있는 고진영. 1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시작한 그는 2,3라운드에서 매일 5타씩을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고진영이 무서운 뒷심으로 역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3일 싱가포르 센토사 센토사골프장 탄종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다.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 고진영은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를 쳤다. 중간 합계 10언더파 공동 5위. 선두 넬리 코다(미국)와는 5타 차다.
2주 전 호주에서 열린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67년 만의 데뷔전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쓴 고진영은 무서운 흐름을 타고 있다. 고진영은 지난 주 태국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도 공동 7위로 한국 선수 중 최고 성적을 냈다. 1라운드를 1오버파로 시작했지만 2라운드 5언더파, 3라운드 4언더파, 4라운드 8언더파를 쳤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도 1라운드를 이븐파로 시작했지만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플레이가 살아났다. 2,3라운드에서 5타씩을 줄이면서 두 자릿수 언더파로 올라섰다. 3라운드까지 고진영의 성적은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스코어다. 고진영은 "1라운드를 마친 뒤 잘 안 된 것들을 생각해 플레이를 보완하는데 신경썼다. 1라운드에서는 샷감도 좋지 않고 그린 위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2라운드부터 플레이가 좋아졌다"고 했다.
대회장인 탄종 코스는 전장 6718야드로 긴 편이다. 페어웨이가 넓지 않고 그린도 작아 플레이가 쉽지만은 않다. 장타자에게 유리하지만 티샷을 페어웨이에 넣지 못하면 온 그린을 시키기도 만만치 않다. 정교한 샷이 장기인 고진영은 1라운드에서 페어웨이를 한 번 놓쳤지만 2,3라운드에서는 페어웨이 적중율 100%를 기록했다. 3라운드에서는 그린을 두 차례만 놓쳤을 만큼 아이언 샷도 좋았다.
1라운드에서 33개를 기록했던 퍼트도 3라운드 30개로 다소 좋아졌다. 1번 홀에서 보기로 출발한 고진영은 이후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냈다. 7번 홀 4m, 11번 홀 2m 등 까다로운 거리의 퍼트를 성공시켰다. 15번 홀(파3)에서는 2.5m 가량의 파 퍼트를 집어넣는 등 퍼트감이 좋았다. 고진영은 "데뷔 뒤 3주 연속 경기를 하고 있는데 한국과는 다르게 낯설고 어려운 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주 경기 뒤 한국에 돌아가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고 했다.
단독 선두는 15언더파를 기록한 넬리 코다다. 다니엘 강(미국)이 14언더파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이민지(호주)가 11언더파 공동 3위다. 9언더파 공동 9위인 신지은과 장하나는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냈다.
기대를 모았던 박성현은 3타를 줄였지만 6언더파 공동 17위로 역전 우승은 쉽지 않아졌다.
JTBC골프에서 대회 최종 4라운드를 4일 오전 11시15분부터 생중계한다.
센토사=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