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 박인비는 반려견 리우를 비롯한 가족들과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박인비 인스타그램]
‘골프 여제’ 박인비가 일상적인 삶에 흠뻑 빠져있다.
박인비의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출전 경기 수가 확 줄어들였다. 부상 여파도 있었지만 15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대신 국내에 많이 머물면서 반려견 리우를 비롯해 가족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소소한 일상의 기쁨을 누렸다. 최근 리우와 추억쌓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12일 남편 남기협씨, 리우와 함께 월간
커버스토리 촬영을 진행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또 케이블방송 tvn에서 방영하는 <대화가 필요한 개냥>에도 리우와 함께 출연할 예정이다.
박인비는 JTBC골프와 인터뷰에서 “이전에는 길어야 2~3주 국내에 머물다 다시 대회를 위해 떠나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한 달 이상 국내에 머문 적도 있었다”며 “그렇다 보니 리우를 비롯해 가족들과 일상적인 기쁨을 누리게 됐다. 남들에게 일상일 수 있지만 소소한 삶들이 정말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리우에 대한 애정은 특별하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유도 다 리우를 위해서라고 한다. 박인비는 “리우는 조용하지만 도도한 편이다. 너무 사랑스럽다”고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리우는 남기협씨가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선물했던 골든 리트리버 종이다. 박인비-남기협 커플은 지난해 연말 미국 전지훈련을 갈 때도 리우를 데리고 떠난 바 있다. 박인비는 “아직 아기가 없다보니 리우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가족이자 아들”이라며 엄마 같은 미소를 지었다.
박인비는 올해 손가락 부상으로 고전했던 지난해 10경기 다음으로 적은 15경기를 소화했다. 그래도 수확이 컸던 한 해다. 그는 “손가락 통증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다시 경기를 할 수 있었던 부분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또 생각보다 빨리 우승을 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복귀 2경기 만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LPGA투어 통산 18승째를 수확하고 있는 박인비는 “위민스 챔피언스 대회는 샷감과 퍼트감 모두 만족스러웠던 유일한 대회였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 꼽았다.
박인비는 리우올림픽 금메달, 커리어 그랜드슬램, LPGA 명예의 전당 입회 등의 금자탑을 쌓았다. 골프 선수로서 대부분의 업적을 모두 이뤘기 때문에 더 이상의 동기부여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박인비는 “스탠다드가 많이 낮아져서 그런지 올해도 8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선수에게 동기부여가 중요한데 그 부분을 찾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올해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3개로 1위, 평균 퍼트 28.94개로 7위 등 녹슬지 않은 ‘컴퓨터 퍼트’를 뽐냈다.
올해 가장 아쉬운 부분은 아시안스윙이었다. 박인비는 “원래 아시안스윙에 출전할 계획이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해 박인비는 국내 유일의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박인비의 LPGA투어는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끝났다. 아시안스윙은 한 경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인비는 일상적인 즐거움을 더 누린 뒤 이번에는 1월 중 미국으로 건너가 전지훈련을 할 계획이다. 그는 “예전에는 짧은 시간 동안 머물렀기 때문에 장을 보는 것도 애매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본 뒤 요리도 하고 있다. 남편에게 ‘아점’을 빠짐없이 챙겨주고 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박인비의 2018년 첫 대회는 혼다 LPGA 챔피언십이나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이 될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