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으로 최초 세계랭킹 1위 등극에 성공한 박성현이 LPGA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KLPGA 제공]
‘슈퍼루키’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미국 무대 진출 후 최초 기록을 세웠다.
박성현은 6일(현지시간) 발표된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 순위에서 유소연(27·메디힐)을 밀어내고 1위 등극에 성공했다. LPGA투어 신인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건 박성현이 처음이다. LPGA투어 진출 후 “3년 내 세계 1위에 오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던 박성현은 ‘남달라’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첫 해부터 남다른 활약을 펼친 끝에 꿈을 이뤘다.
박성현은 지난 2006년 2월부터 첫 시행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역대 12번째 세계 1위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선수로는 신지애(2010년) 박인비(2013년) 유소연(2017년)에 이어 네 번째. 한국은 단일 국가 중 최다 세계 1위를 배출하고 있다. 박성현의 성장으로 세계 1, 2위를 동시에 석권하는 최초의 단일 국가가 되기도 했다.
올해만 세계 1위의 얼굴이 세 차례나 바뀌었다. 지난 6월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1위 자리를 꿰찬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단 2주 천하를 누린 뒤 유소연에게 자리를 내줬다. 유소연은 19주 동안 ‘여왕’으로 군림했다. 한국 선수 중 지금까지 박인비가 92주로 가장 오래 1위 자리에 머물렀고, 신지애가 25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새로운 골프여제 박성현이 얼마 동안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그는 “세계랭킹 1위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다. 하지만 골프엔 끝이 없다”며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선수로서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현은 지난 주 LPGA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유소연이 토토 재팬 클래식에서 33위로 부진했던 탓에 세계랭킹이 상승했다. 세계랭킹 포인트는 2년 간 성적을 기반으로 책정되며 최근 13주 성적에 가중치가 부여된다. 박성현은 US여자오픈과 캐나다 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근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박성현은 오는 8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리는 블루 베이 LPGA에 출전한다. 주요 타이틀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그는 올 시즌 남은 2개 대회 결과에 따라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 이미 신인상은 확정했다. 그리고 216만1005달러(약 24억1000만원)를 벌어들여 상금 순위 선두다. 평균 타수는 69.169타로 렉시 톰슨(69.147타)에 이어 2위다. 박성현은 148점을 획득해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1위 유소연(162점)을 추격하고 있다.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유소연이 1개 대회만 남겨두고 있는 반면 박성현은 두 경기를 뛸 예정이다.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박성현은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39년 만에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상· 상금왕· 신인상 4관왕 석권에 도전하고 있다. 만약 2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4관왕을 달성한다면 세계랭킹 1위는 자동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면 LPGA투어 사상 어느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세울 수 있고 있고, 2017년 박성현의 해로 점철될 것이다. 더군다나 100만 달러(약 11억1500만원) 보너스가 걸린 레이스 투 CME 글로브 정복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박성현은 3029점을 얻어 이 부문에서 톰슨(3304점), 유소연(3064점)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