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포볼 4경기에서 미국팀에 일방적으로 밀리자 표정이 심각해진 유럽 팬들. 유럽은 역대 솔하임컵 포볼, 포섬 등에서 미국에 우위를 점했지만 이 대회에서는 포볼 4경기에서 모두 패하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웨스트 디 모인 골프클럽에서 열린 솔하임컵 첫 날 포볼 경기.
두 선수가 각자의 공을 친 뒤 더 나은 스코어를 채택하는 포볼 경기에서 유럽은 미국을 상대로 4전 전패를 당했다. 선수들은 물론 팬들의 표정도 굳어졌다.
1990년 창설된 솔하임컵은 여자 골프의 라이더컵이다. 2년에 한 번씩 미국과 유럽으로 팀을 나눠 자존심을 걸고 경기한다. 유럽은 역대 전적에서 5승 9패로 열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2010년 이후에는 2승 1패로 오히려 앞섰다. 2015년 대회에서도 둘째 날까지 4점 차 리드를 하다 '재미 동포' 엘리슨 리와 수잔 페테르센의 컨시드 사건이 시발점이 돼 역전패를 당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가 주축인 미국팀은 개인기, 유럽을 주 무대로 하는 선수들이 많이 섞인 유럽은 조직력에서 더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역대 솔하임컵에서도 유럽은 포볼 승점 53점(미국 46점), 포섬 54점(미국 47점)으로 미국에 강세를 보였다. 미국은 싱글 매치에서만 93.5점을 획득해 유럽(66.5점)을 앞섰다.
그러나 올해 대회에서는 다른 양상이다. 유럽은 첫날 오전 열린 포섬 경기에서 미국에 2.5점 대 1.5점으로 앞섰지만 오후 포볼 경기에서는 승점을 전혀 따내지 못했다.
유럽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유럽은 솔하임컵을 앞두고 선수 선발부터 고심이 적지 않았다. 미국은 세계랭킹 50위 안에 드는 선수를 주축으로 하고 캡틴(줄리 잉스터) 추천으로 엔젤 인, 어스틴 언스트를 일찌감치 구성한 반면 유럽팀 캡틴 안니카 소렌스탐은 고심해야 했다. 선수들의 기량 차가 너무 크다는 평가가 흘러나왔다.
유럽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솔하임컵에 8번이나 출전했던 수잔 페테르센이 등 부상으로 하차하면서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LPGA투어 15승을 거둔 페테르센은 특유의 승부 근성으로 솔하임컵에서 16승6무11패를 기록한 베테랑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대 어느 대회보다 기량 차가 나는 경기가 이어졌다. 유럽팀 캡틴 소렌스탐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미국팀이 워낙 잘 했다.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왔지만 아직 이틀이 남아 있다. 둘째 날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은 둘째 날 오전에 열리는 포섬 매치 첫 경기로 캐롤라인 마손과 조디 유워트 셰도프를 내세우기로 했다. 소렌스탐은 "첫 날 두 선수의 경기력이 가장 좋았다. 둘째 날 첫 경기부터 기선 제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JTBC골프에서 대회 둘째 날 경기를 19일 오후 9시부터 생중계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