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에 샷을 하고 있는 김세영. 그는 "이런 바람은 처음"이라고 했다.
"서 있기도 힘들었어요."
30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 던도널드 링크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애버딘 에셋 매니지먼트 스코티시 여자오픈 3라운드.
6언더파 공동 선두로 마친 김세영은 "이런 바람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날 코스에는 링크스 코스 특유의 강품과 함께 비까지 쏟아졌다. 두 차례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출전해 링크스 코스를 경험한 투어 3년차 김세영에게도 낯선 바람이었다. 김세영은 "16번 홀에서는 폭우까지 쏟아져 서 있기도 힘들었다. 바람에 우산이 날아가기도 했다"며 "이런 악천후에서 경기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나 악천후 속에서 김세영은 이날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했다. 전반 9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였고, 후반 9홀에서는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잡아냈다. 비바람이 더 거세진 17, 18번 홀에서의 버디는 인상적이었다. 18번 홀(파5)에서 3m 이글 퍼트가 홀을 살짝 비켜 지나치지 않았더라면 단독 선두가 될 뻔 했다. 김세영은 "바람이 공을 밀어버릴 정도로 강했다. 바람 속에서 한 샷, 한 샷에 집중하려고 했다. 이 날씨에서 3언더파면 정말 잘 친 것이다. 오늘 경기에 만족한다"고 했다.
투어 21년차 베테랑 카리 웹(호주)과 공동 선두에 오른 김세영은 최종일에 웹을 비롯해 4언더파 3위에 오른 크리스티 커(미국)와 한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다. 두 차례 브리티시 여자오픈 출전에서 컷 탈락, 공동 50위로 다소 부진했던 김세영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다음 주 세 번째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앞두고 자신감 충전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세영은 "이런 날씨도 처음이고 두 베테랑 골퍼와의 우승 경쟁을 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날씨도, 플레이도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JTBC골프에서 대회 최종 라운드를 30일 오후 10시 45분부터 생중계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