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오른쪽)은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 1~2라운드에서 리디아 고, 렉시 톰슨과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된다. [LPGA 홈페이지]
“28언더파를 치고 싶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최소타 타이기록(27언더파)을 세웠던 김세영(24)의 새로운 목표다. 김세영은 16일 밤(한국시간)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에 출전한다. 지난해 최소타 타이기록으로 우승했던 그는 대회 2연패를 겨냥하고 있다.
피닉스의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여자 골프스타들의 불꽃 샷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펑샨샨(중국)을 제외하고 세계랭킹 10위 안에 든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다. 올 시즌 미국 첫 본토 대회라 선수들과 팬들의 관심도 높다. 32도 이상 올라가는 사막의 폭염을 이겨내야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최종일 10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승한 김세영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김세영은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장타자 렉시 톰슨(미국)과 1~2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이들은 16일 밤 11시44분에 1라운드를 출발한다. 김세영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코스 세팅이라 자신감이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세영과 톰슨의 장타 대결이 흥미로울 전망이다. 사막지대에 위치한 와일드파이어 골프장은 건조해서 비거리가 일반 코스보다 더 멀리 나간다. 지난해 김세영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90.5야드에 달했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313야드라는 기록적인 비거리를 뽐냈다. 미국을 대표하는 장타자 톰슨은 지난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77.4야드를 기록하며 이 부문 2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드라이브샷 거리 부문 4위를 차지한 김세영은 “톰슨은 드라이버 샷을 할 때 땅이 울릴 정도로 파워가 대단하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1라운드 맞대결을 펼치는 세 선수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김세영은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톰슨은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 준우승, 혼다 LPGA 타일랜드 4위 등 올 시즌 25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많은 변화를 준 리디아 고는 최근 두 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컨디션을 서서히 끌어 올리고 있다.
‘돌아온 골프 여제’ 박인비는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그는 16일 밤 11시55분부터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유소연과 함께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생각보다 일찍 퍼트감을 되찾은 박인비는 “미국 본토 첫 대회라 의미가 남다르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컨디션을 끌어 올리겠다”며 남다른 의욕을 드러냈다.
‘수퍼 루키’ 박성현은 이번엔 베테랑과 샷 대결을 펼치게 됐다. 카리 웹(호주), 크리스티 커(미국)와 17일 오전 0시6분에 티오프를 한다. 신인과 베테랑의 맞대결이라 더욱 흥미를 끈다. LPGA투어에서 웹은 41승, 커는 18승을 올리고 있다. 박성현은 아직 LPGA투어 우승은 없지만 올 시즌 데뷔전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올 시즌 1승을 올리고 있는 양희영은 17일 오전 4시56분에 전인지, 폴라 크리머(미국)와 함께 출발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자매는 LPGA투어 4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그리고 파운더스컵은 2016년 김세영, 2015년 김효주가 정상에 오르는 등 한국이 강세를 드러냈던 대회다.
JTBC골프는 대회 1라운드를 17일 오전 7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