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 통산 18승을 거둔 박인비는 골프 여왕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사진 LPGA]
‘골프 여제’ 박인비(KB금융그룹)가 화려하게 귀환했다.
박인비는 5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 탄종 코스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8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19언더파로 우승했다. 지난 주 6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른 뒤 두 번째 대회만의 우승이다. 한국 선수들은 박인비의 우승으로 장하나(호주여자오픈)-양희영(혼다 타일랜드)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우승컵을 차지했다.
최종일 경기는 역대급 치열한 명승부였다. 최종일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세계랭킹 톱 10 이내 선수는 4명이나 됐다.
손가락 부상으로 8개월 간의 공백을 갖는 사이 박인비의 세계랭킹은 12위까지 떨어졌다. 떨어진 세계랭킹보다 박인비에게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은 떨어진 경기 감각이었다. 지난 주 복귀전이었던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공동 25위를 한 박인비는 쇼트 게임 감각 회복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최종일 선두 미셸 위(미국)에 3타 차로 출발한 박인비는 4번 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3라운드처럼 전반 초반은 퍼트 감이 살아나지 않았다. 박성현, 미셸 위,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 선두권과 3타 차의 간격은 그대로 유지됐다.
박인비의 플레이는 5번 홀 첫 버디 이후 살아났다. 6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박인비는 8번 홀부터 12번 홀까지 5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9번 홀 6m, 10번 홀 4m, 11번 홀 5m 등 퍼터 헤드를 대기만 하면 그대로 홀로 들어갔다. 2013년 메이저 3연승을 거둘 당시 얻은 ‘퍼트 머신’의 카리스마가 다시 흘렀다.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잘 싸웠지만 박인비에게 역부족이었다. 13번 홀까지 2타 차. 쭈타누깐은 14번 홀(파4)과 17번 홀(파3)에서 샷을 1m에 붙여 버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홀에서 박인비의 내리막 3m, 8m 버디가 들어가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17번 홀 버디로 우승에 쐐기를 박은 박인비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면서 이날 첫 보기를 적어냈다. 그러나 쭈타누깐이 파를 하면서 1타 차로 우승과 준우승이 갈렸다.
박인비는 2015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이후 1년 4개월 만에 통산 18번 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더 큰 의미는 지난 해 손가락 부상 이후 투어에 8개월 만에 복귀한 뒤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했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LPGA투어 공식 데뷔전을 치른 박성현은 16언더파 3위다. 지난 해 이 대회 우승자 장하나는 14언더파로 브룩 헨더슨 등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