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는 올해가 골프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스포티즌 제공]
‘에너자이저’ 장하나(25)는 힘이 넘쳤다. 준비를 착실히 했기 때문에 자신의 샷에 자신도 있었다. 그는 “시즌 목표는 5승”이라고 당당한 목소리로 밝혔다.
장하나는 19일 한다 ISPS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JTBC골프와의 인터뷰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목표를 단단히 잡았다.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연습을 했다”며 “5승으로 생각보다 목표를 다소 높게 잡은 감이 없지 않지만 자신 있다. 천천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똑 부러지게 말했다. 세계랭킹 5위로 뛰어 오른 장하나는 지난해도 한국 선수 중 최다인 3승을 기록한 바 있다.
LPGA투어 진출 3년째인 장하나는 3년 동안 베트남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올해가 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왠지 그런 느낌이다. 메이저뿐 아니라 모든 대회가 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첫 해 준우승 4회, 두 번째 해 우승 3회 그리고 올해는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집중된다. 장하나는 국내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는 3년째 되는 해에 상금왕을 차지하며 ‘왕별’로 떠오른 바 있다.
장하나는 최종일 후반 6개 홀에서 5타를 줄이는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그는 “14번 홀에서 리더보드를 처음 봤는데 승산이 있어 보였다. 17번 홀 이글에 성공한 뒤 우승 확률이 90%까지 넘어 왔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17번 홀 이글 장면이 역전극의 하이라이트. 464야드 파5 홀에서 장하나는 티샷을 306야드나 보냈다. 그는 “뒤바람이었는데 드라이버가 잘 맞았다. 158야드를 남겨둔 지점에서 8번 아이언으로 세컨드 샷을 했다. 그린 가장자리에 보내려고 했는데 잘 떨어져 그린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열한 발 거리였고, 내리막 훅라이였다. 자신 있게 스트로크를 했는데 기분 좋게 들어갔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날 핀 위치가 어려웠지만 장하나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현지 팬들마저 사로잡았다. 젊은 무리의 남성팬들이 장하나를 따라다니며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장하나는 “친구 무리 같았는데 저를 따라다니며 열심히 응원해줘 힘이 났다. 현지에서는 팬클럽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액션이 크고 파이팅이 좋은 장하나는 이날 공격적인 샷으로 팬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그는 “핀 위치가 어려웠고, 백 핀이 많았다. 잘못하면 그린 뒤로 넘어갈 수도 있는데 그린 가운데를 보고 공략해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장하나의 황금색 머리도 화제였다. 그는 “머리 색깔에 대해 관심이 많아 현지에서도 이슈가 됐다. 미용실 선생님이 지난해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 우승 기념으로 ‘화끈한 색으로 염색을 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마음을 다지며 색깔을 바꿨다”고 털어놓았다.
장하나는 김종필 코치, 이훈 트레이너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베트남에서 강도 높은 전훈을 소화했다. 쇼트 게임 훈련에 집중했지만 일주일에 2번의 라운드를 하며 실전 감각 향상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그는 “원래 슬로 스타터였지만 베트남 전훈을 한 뒤 페이스가 빨리 올라왔다. 지난해부터 퀵 스타터로 바뀐 것 같다”고 생글생글 웃었다. 지난 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했던 장하나는 올해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