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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LPGA 전망대] ④박인비 '언니들의 반격' 선봉장

김두용 기자2017.01.21 오전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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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을 털고 돌아오는 박인비가 2017년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 와이드앵글]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29)는 어느 새 미국무대에서 최고참급이 됐다. 박세리를 비롯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1.5세대들이 모두 은퇴를 한 상황에서 ‘박세리 키즈’가 투어를 지배하고 있다. 대표적인 ‘박세리 키즈’가 ‘88둥이’고, 박인비가 선봉에 있다.

2016년 LPGA투어는 영건 돌풍이 거셌다. 우승자 평균 나이가 22.3세에 불과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전인지 등 젊은 선수들이 투어를 이끌고 나갔다. 반대로 ‘언니들’의 활약은 주춤했다. 2013, 2014년 ‘빅3’를 형성했던 박인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했다.

정상적인 컨디션을 되찾아가고 있는 박인비가 ‘언니들의 반격’을 주도할 선수로 손꼽힌다. 박인비는 허리와 손가락 부상으로 지난 시즌 단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에서 압도적인 경기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저력을 뽐냈다. 손가락 통증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역시 ‘골프 여제’라는 찬사를 들었다.

박인비는 올림픽 이후 재활에만 집중했다. 자신이 호스트인 대회도 있었지만 무리하게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정상적인 몸 상태로 올 시즌을 소화하기 위해서였다. 박인비는 JTBC골프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예전처럼 풀타임을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0%의 컨디션을 되찾기 위해 크리스마스, 연말 휴가도 반납한 채 훈련에 몰입했다. LPGA투어 통산 17승을 올리고 있는 박인비는 올림픽을 대비했을 때처럼 남편인 남기협 코치를 비롯해 김응진 코치와 함께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박인비가 부상 없이 예전의 기량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다승을 기록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13년 6승, 2014년 3승, 2015년 5승 꾸준히 승수를 쌓았던 박인비다. 영건들의 기세가 드높긴 하지만 박인비의 ‘컴퓨터 퍼트’가 제대로 터진다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흔들림 없는 포커페이스, 침착한 경기 운영, 빼어난 마인드 컨트롤을 보유한 박인비의 내공은 투어에서 단연 최고다. 특히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넘어 ‘골든 슬램’을 달성했고, 최연소 명예의 전당 입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더 이상의 ‘동기부여’가 마땅치 않다는 게 박인비의 전투력을 낮추는 요소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최대 목표였던 ‘명예의 전당 입성’까지 이뤄낸 박인비에게 ‘세계랭킹 1위 복귀’는 더 이상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세계랭킹 11위까지 떨어져 있지만 올해 출전 대회에서 성적을 내면 랭킹은 다시 올라갈 전망이다. 박인비도 최근 미국언론과 인터뷰에서 “더 이상 세계랭킹 1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결혼을 했지만 박인비는 롱런을 바라보고 있다. 2세를 낳기 전까지 골프에 집중할 계획이다. 스윙코치인 남기협 씨의 외조는 모든 동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가정생활의 안정은 오히려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박인비는 최근 골프채널과 인터뷰에서 “2020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도 큰 목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박인비가 지금처럼 2세 없이 선수생활을 해나간다면 충분히 목표로 삼을 수 있는 대회다.

박인비는 “지금까지 우승 중 올림픽 금메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회상했다. 그 영광을 다시 재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박인비는 또 다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으로 가는 여정의 첫 걸음은 2017년이다. 올해 다시 예전의 기량을 되찾는 모습을 보인다면 올림픽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딛는 결과가 된다.

‘원조 메이저 퀸’ 박인비는 올 시즌 메이저 대회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선택과 집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종전까진 메이저 대회까지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올해는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메이저 대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메이저 7승을 수확하고 있다. 현역 선수 중 카리 웹(호주)과 함께 최다다.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메이저 10승을 거뒀다. ‘소렌스탐의 10승 추월’이 올림픽으로 가는 여정에서 박인비가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될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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