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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단 2승 미국女골프 "멸종 이전 준비해야"

성호준 기자2016.11.17 오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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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우승한 미국. 그러나 이후 미국 선수들은 한 번도 우승을 못했다.

여자골프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던 미국이 침몰하고 있다.

17일까지 올 시즌 치러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32경기 중 미국 선수가 우승한 대회는 2개에 불과하다. 주도권은 아시아로 넘어왔다. 한국 선수들이 9번 우승했고 태국이 4승, 일본과 중국 선수가 각각 2승씩을 차지했다. 이외에 한국계인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4승, 이민지(호주)는 2승을 거뒀다. 올림픽(박인비 우승)까지 포함하면 아시아의 우위는 더 커진다.

LPGA 67년 역사에서 한 해 미국 선수의 최소 우승은 4승이다. 올해는 단 한 경기가 남아 있어 많아야 3승에 불과하다.

LPGA 상금랭킹과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미국 선수는 한 명 뿐이다. 랭킹 5위인 렉시 톰슨이 유일한 정상급 미국 선수다. 또 세계랭킹 상위 12명 중 10명이 아시아에서 태어난 선수다.

미국 골프채널 칼럼니스트 렌달 맬은 “미국 선수의 부진이 단지 슬럼프이기를 희망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심각하다. 아시아에 대항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썼다.

승부욕이 강한 미국 선수 크리스티 커는 종종 “한국 선수들은 기계처럼 연습만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도 미국 선수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ESPN 해설가인 도티 페퍼는 “미국 선수들이 집중력이나 의지 등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교습가인 데이비드 레드베터는 “미국 여자 골프의 미래를 생각하면 무서울 정도다. 선수층이 너무 얇다. 뛰어난 선수들은 다 아시아 출신”이라고 말했다.

미국 골프계는 한국의 뛰어난 경쟁력을 ‘박세리 효과’로 봤다. 어려운 시기인 1998년 박세리가 US오픈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박세리가 영웅이 됐고 이 때문에 한국 여자 골프의 인기가 남자 보다 높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여성 선수들은 남성 선수들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서 연습하고 경쟁한다. 유소연은 “좋은 지원을 받으면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끼고 자신감이 생기며 큰 꿈을 꾸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 여러 명의 캐디를 한 딘 허든은 미국 골프채널에“한국에는 점프 투어, 드림 투어, KLPGA 투어로 3단계 투어가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팜시스템 비슷한 선수 공급 파이프라인”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투어에 나오는 미국 선수들의 일반적인 프로 전향 시스템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 중 대학에 출석하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10대 후반에 프로에 데뷔하고 20세 전후에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미국 선수들은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에 이어 태국과 중국도 차세대 슈퍼파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교습가인 개리 길크리스트는 “미국은 아무 것도 없고 아시아 선수들은 젊고 강하다. 지금 그들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치고 올라오고 있다. 미국 선수들은 멸종되기 전 뭔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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