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들에게 기분 좋게 인사하는 앨리슨 리. [사진 KLPGA]
공부도 골프도 포기하지 않는 앨리슨 리(미국)가 첫 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앨리슨 리는 14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9언더파 2위에 올랐다. 선두 브리타니 랭(미국)과는 1타 차다.
앨리슨 리는 과거 미셸 위처럼 투어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UCLA)에 재학 중이고 내년 6월쯤 졸업할 예정이다. 캠퍼스에서도 수업을 듣고,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수업도 있다. 그는 이전부터 “골프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해왔다. 지금은 힘들지만 학업과 골프를 병행하면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는 다른 삶을 살고 싶어 한다. 미셸 위로부터 학교 스케쥴을 조정하는 방법과 골프와 학업의 밸런스를 맞추는 법도 배웠다.
앨리슨 리가 재학 중인 캘리포니아대학교(UCLA)는 현지시간 9월19일에 가을 학기가 시작됐다. 그는 개강 이후 참가한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도 이틀간 리더보드 상단을 지키며 첫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학업 중에 좋은 성적을 내자 공식 기자회견 도중 "왜 학기 중에 성적이 더 좋은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잠시 고민하던 앨리슨 리는 웃으며 "좋은 질문인데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골프와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오히려 집중력을 향상시켜줘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잘은 모르겠지만 학기 중에 더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다. 골프와 공부를 같이 하면 짧은 시간만 주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앨리슨 리는 이번 대회가 끝나면 미국으로 건너가 다시 학업에 열중할 계획이라 아시안스윙에 더 이상 참가하지 않는다.
이날 앨리슨 리는 15번 홀에서 칩 인 이글을 기록하는 등 2타를 더 줄였다. 하지만 버디만 3개 잡은 전반과 달리 후반엔 보기도 3개나 나왔다. 그는 "버디 퍼트 기회는 많았는데 10번 홀에서 3퍼트를 하면서 흔들렸다. 후반 퍼트 중 3~4번은 홀 근처로 가지도 않았다. 3라운드부턴 퍼트를 좀 더 신경써서 하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투어 첫 승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앨리슨 리는 "우승에 대한 압박감이 조금 있다. 그런 압박감이 있어야 자신을 밀어붙일 수 있다. 제시카 코다(미국), 이민지 등 주니어 시절을 같이 보낸 선수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니 더 그렇다. 이번 주에 기회를 잡았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앨리슨 리는 "박세리가 선수로 뛰는 모습을 봐 왔다. 박세리가 떠나는 모습도 직접 보고 인사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영종도=원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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