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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스탐, 우즈도 못한 전무후무한 기록 세운 리디아고

이지연 기자2015.04.28 오전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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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린 스윙잉 스커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를 잡은 뒤 기뻐하고 있는 리디아 고. 뒤쪽에서 고개 숙이고 있는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의 모습과 묘한 대비가 된다.[사진 LPGA]

어른이 된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더 성숙해진 플레이로 돌아왔다. 2주간의 휴식을 마친 뒤 출전한 대회에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27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레이크 머세드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 최종 라운드. 2타를 줄인 리디아 고는 최종 합계 8언더파로 모건 프레셀(미국)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역전 우승했다. 지난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 오픈에 이어 시즌 2승째. 우승 상금은 30만달러(약 3억2000만원)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직전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ANA 인스피레이션)에서 호된 시련을 겪었다. 메이저 최연소 우승과 연속 언더파 신기록(30라운드)에 도전했지만 주위의 기대와 언론의 관심에 부담을 느끼고 흔들렸다. 시즌 6개 대회를 비롯해 지난 해부터 10개 대회 연속 톱 10에 들었으나 ANA 인스피레이션에선 프로 데뷔 이후 두 번째로 나쁜 성적(공동 51위)을 냈다.

 그러나 2주의 휴식 뒤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다시 ‘골프 여제’의 자리로 돌아왔다. 첫날 5언더파 단독 선두, 3라운드가 끝난 뒤 3타 차 4위로 밀렸지만 최종일,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파-버디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지난 24일 18세 생일을 맞아 법적인 성인이 된 리디아 고의 이번 우승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2012년 8월 아마추어로 출전한 CN 캐나다 여자오픈의 첫 우승을 비롯, 아마추어 2승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7승째. 미국의 골프닷컴은 “미셸 위나 렉시 톰슨처럼 어린 나이에 맹활약한 선수는 있었지만 누구도 리디아 고 같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고 리디아 고를 높게 평가했다.

미셸 위는 18세가 되기 전 40개 LPGA 투어에서 13번의 톱 10을 했을 뿐 우승은 하지 못했다. 렉시 톰슨은 43개 대회에서 31번 컷 통과해 1승이 전부였다. 톱 10은 7번 들었다. 그러나 리디아 고는 49개 대회에서 6승을 비롯 28번 톱 10에 들었고, 단 한번의 컷 탈락도 없었다.

골프닷컴은 "남자와 여자 투어의 성적을 비교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지만 리디아 고는 타이거 우즈도 해내지 못한 일을 했다. 그만큼 리디아 고의 기록은 독보적이다"라고도 평했다.

1975년 12월 30일생인 우즈는 16세 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닛산 로스앤젤리스 오픈에 처음 출전해 컷 탈락했다. 18세 이전에 4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컷 통과를 하지 못했다. 우즈는 1996년 나이키골프와 스폰서 계약을 하면서 21세가 돼서야 후원 계약금을 벌기 시작했다. PGA 투어에서 처음 상금을 받은 것은 20세 9개월 때인 1996년 9월 그레이터 밀워키오픈에서였다. 우즈는 당시 공동 60위에 올라 2544달러를 받았다.

반면 리디아 고는 15세 때인 2012년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데뷔전을 치러 공동 19위를 했다. 아마추어 때 받지 못한 상금까지 계산하면 18세 이전에 269만7843달러(약28억 8300만원)의 상금액을 기록했다. 그리고 2013년 말 16세의 나이로 프로 전향을 하자마자 캘러웨이골프와 스폰서 계약으로 10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리디아 고의 활약은 LPGA 투어 72승을 거두고 은퇴한 ‘원조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비교해도 앞선다.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였던 2012∼13년 CN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연속 우승한 뒤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했다. 지난해 4월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3승을 거뒀고, 올해 2승을 더하면서 딱 1년 동안에 프로 통산 5승을 기록했다. 아마추어 성적까지 포함해 통산 7승을 거두는데 2년 8개월이 걸렸다.

 반면 소렌스탐은 아마추어 시절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24세였던 1994년 LPGA 투어에 데뷔해 1년 반만인 1995년 7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거뒀다. 첫 승부터 5승까지 거두는데는 1년 3개월, 7승까지는 프로 데뷔 뒤 꼬박 3년이 걸렸다. 소렌스탐은 “리디아 고는 미셸 위나 톰슨처럼 파워가 필요 없어 보인다. 볼을 똑바로, 멀리 날릴 줄 안다. 그리고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략을 잘 짠다. 당분간 리디아 고의 기록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리디아 고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점수 11.74점을 기록, 2위 박인비(27·KB금융그룹)와의 격차를 1.77점으로 벌리며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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