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고진영.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한국 여자 골프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연속 무승 사슬이 드디어 끊어졌다. 역시 '에이스' 고진영(28)이 나섰다.
5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에서 끝난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고진영이 합계 17언더파로 넬리 코다(미국·15언더파)를 2타 차로 꺾고 우승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서 꼭 1년 만에 LPGA 투어 개인 통산 14승을 거둔 고진영은 개인 뿐 아니라 한국 여자 골프에도 의미있는 우승 소식을 안겼다.
한국 여자 골프는 이번 고진영의 우승 전까지 LPGA 투어 18개 대회 연속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메이저 대회인 KPGA 여자PGA 챔피언십에서 전인지가 우승하고서 9개월 가까이 한국 선수 우승자가 없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여자 골프 세계 1위를 다시 꿰찼고, 넬리 코다, 아타야 티띠꾼(태국) 등 다른 경쟁국 골퍼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그 사이에 고진영, 김효주, 전인지, 최혜진 등이 LPGA 투어 우승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봤다.
지난해 16개, 올해 2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던 한국은 2007년 7월 에비앙 마스터스부터 2008년 5월 코닝 클래식까지 27개 대회 연속 무승 기록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지긋지긋했던 무승 사슬을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골퍼 고진영이 끊었다. 앞서 직전 대회였던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공동 6위에 올라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고진영은 시즌 두 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6년 만에 이어지던 악몽도 깼다.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개인 통산 14번째 정상에 올랐다. 그는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 다음으로 한국 선수 중에 세 번째로 많은 통산 우승 수를 기록 중이다. 특히 2008년 창설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사상 처음 2연패를 달성한 선수로 기록됐다. 고진영은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선 2020년과 2021년에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한국 선수는 2015년 이후 열린 8차례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무려 7차례나 정상에 오르면서 싱가포르를 한국 여자 골프 '약속의 땅'으로 만들었다.
한편 김효주도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에 올라 혼다 LPGA 타일랜드(공동 10위)에 이어 2주 연속 톱10에 들면서 올 시즌 기대감을 이어갔다. LPGA 투어는 2주 휴식기를 가진 뒤, 23일부터 미국 본토로 옮겨 LPGA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을 치르면서 본격적인 2023시즌 일정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