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샷을 하고 있는 이정은.메이저 최소타 타이 기록으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LPGA]
'핫식스' 이정은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나섰다.
23일(한국시각)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
오전 조로 출발한 이정은은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내며 남녀 메이저 최소타 타이 기록인 10언더파 61타를 적어냈다. 맹타를 앞세워 중간 합계 15언더파를 기록, 공동 2위 아리야 주타누간, 파자리 아난나루칸(이상 태국)에 3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정은의 15언더파 127타는 남녀 메이저를 통틀어 36홀 최소타 기록이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이정은은 전반 9홀에서 4타, 후반 9홀에서 6타를 줄였다. 11, 12번 홀(이상 파4)의 연속 버디 뒤 17번 홀부터 1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 그리고 6번 홀부터 9번 홀까지 4개 홀 연속 버디 등 몰아치기가 빛났다.
에비앙 챔피언십이 열리는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은 장타보다는 정교함이 필요한 코스다. 이정은은 1라운드에서 페어웨이와 그린을 딱 한 차례씩만 놓치는 정확도로 5타를 줄였다. 2라운드에서는 티샷의 페어웨이 적중율 76.9%(10/13), 아이언 샷 그린적중율 83.3%(15/18)를 기록했다. 1라운드에 비해 정확도가 약간 떨어졌지만, 대부분의 아이언 샷을 홀 5m 이내에 붙였을 만큼 날카로운 아이언 샷감이 빛났다.
퍼팅은 발군이었다. 1라운드에서 32개의 퍼팅을 기록한 이정은은 2라운드에서 23개의 퍼팅으로 버디만 10개를 잡아냈다. 8번 홀(파3)에서 그린을 놓친 뒤 내리막 어프로치 샷을 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이 샷이 버디가 되면서 무결점 플레이를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이정은은 "오랜만에 좋은 경기를 했다.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 같다. 이 좋은 감을 마지막 날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전에 경기한 이정은이 메이저 최소타 기록으로 펄펄 날면서 이후 출발한 선수들은 선두보다는 2위권 싸움을 치열하게 벌였다. 시즌 2승을 기록 중인 주타누간은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타를 줄이며 13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다. 주타누간은 지난 주 열린 도우 그레이트 레이크 베이 인비테이셔널 우승자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와 '재미 동포' 노예림이 9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1라운드에서 공동 1위였던 노예림은 이날 오후 조로 출발해 들쭉날쭉한 경기를 했다. 버디 6개를 잡았지만 보기도 3개를 범하면서 3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2021 도쿄올림픽 국가대표인 박인비와 김효주가 나란히 7언더파 공동7위다. 박인비는 2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더블보기 1개로 7타를 줄였다. 김효주는 버디 6개를 잡고,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를 범해 3언더파를 기록했다.
전인지가 이틀 연속 3타씩을 줄여 2라운드 합계 6언더파 공동 11위다. 세계랭킹 2위 고진영과 4위 김세영은 1언더파 공동 40위로 컷을 통과했다.
1오버파까지 기록한 77명이 3라운드에 진출한 가운데 1오버파를 기록한 유소연, 이미향은 컷 통과 기준에 턱걸이했다. 그러나 2오버파를 기록한 허미정과 이미림은 컷 통과 기준을 넘지 못했다. 장타자 박성현과 김아림도 나란히 3오버파로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