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샷을 하고 있는 박인비. 2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역전패를 당했다.
박인비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0승 꿈이 해저드에 빠졌다.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 앤 스포츠 클럽 올랜도에서 열린 2020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박인비는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기록, 최종 합계 13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뒤 연장전 세 번째 홀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려 가장 먼저 탈락했다.
3라운드까지 13언더파로 순항한 박인비는 2018년 3월 파운더스컵 이후 2년여만에 통산 20승에 도전했다. 대회장인 포시즌 골프 앤 스포츠클럽 코스의 그린은 박인비가 좋아하는 빠른 그린이었다. 3라운드까지 퍼트 호조세 속에 박인비는 시즌 개막전부터 우승 꿈을 부풀렸다.
그러나 최종 4라운드에서 박인비의 몸이 무거워졌다. 2번 홀(파 4)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한 뒤 3번 홀(파 3)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3m 파 퍼트도 놓치면서 연속 보기가 나왔다. 2개의 보기 뒤 경기는 답답하게 풀리지 않았다. 8번 홀(파 4)에[서 첫 버디가 나왔지만 이후 7개 홀 연속 파를 했다. 아이언 샷은 홀에 가깝게 붙지 않았고, 퍼트는 홀을 외면하는 그야말로 속이 타는 경기였다.
16번 홀(파 4)에서 장거리 버디 퍼트를 떨어뜨린 박인비는 연장전에 합류했다. 그러나 18번 홀(파3)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과 두 번째 홀 경기를 모두 파로 마친 뒤 세 번째 홀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우승 경쟁을 벌인 가비 로페즈(멕시코)와 하타오카 나사(일본)의 티샷이 우측 러프에 빠지는 것을 본 박인비는 직접 공격을 택했다. 홀까지는 197야드. 5번 우드를 잡고 홀을 바로 보고 한 티샷은 홀보다 약간 왼쪽으로 떨어지면서 바위에 맞고 해저드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티잉 그라운드에서 다시 티샷을 한 박인비는 3타 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렸다. 그러나 로페즈와 하타오카가 이 홀을 파로 막으면서 박인비는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박인비로서는 2년여 만에 잡은 우승 기회를 아쉽게 날리고 만 셈이었다. 박인비는 "3일 동안 경기가 잘 풀렸는데 마지막 날 부담이 켰다. 연장전은 둘째 치고, 4라운드 경기 내용이 아쉬웠다"며 "그래도 올 시즌 첫 번째 경기였고, 전체 감각이 좋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자신감으로 가져가야 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올 시즌 8월 도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시즌 첫 대회부터 바짝 고삐를 죄고 있는 박인비는 "매주 이렇게 좋은 경기를 한다면 목표에 다가갈 수도 있을 것 같다. 퍼트감만 조금 더 따라준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즌 개막전 우승컵의 주인공은 가려지지 않았다. 로페즈와 하타오카는 같은 홀에서 열린 5차 연장까지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날이 어두워지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위원회는 연장 승부를 20일 오전 8시(한국시간 20일 밤 10시)에 재개하기로 했다.
허미정이 12언더파 공동 4위, 김세영은 10언더파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랜드=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