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 10번 홀에서 324야드 장타를 내뿜었다.
‘장타자’ 박성현은 폭발적인 파워, 세계랭킹 1위 펑샨샨(중국)은 안정감이 돋보였다.
1일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가 열린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 세계랭킹 1~3위 펑샨샨, 렉시 톰슨(미국), 박성현의 맞대결이 관심을 끌었다. 특히 새로운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박성현과 톰슨의 장타 대결이 흥미를 모았다. 박성현은 이날 최대 324야드의 괴력을 뽐내며 한미 장타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전장 6718야드로 세팅된 센토사 골프클럽은 코스가 긴 편이다. 장타자가 충분히 이점을 가질 수 있는 코스다. 지난해 전장 6683야드보다 35야드가 늘어났다. 박성현과 톰슨은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다. 박성현은 올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부문에서 277.25야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톰슨은 266.78야드로 13위다. 하지만 지난해 이 부문에서 톰슨이 273.78야드로 270.63야드의 박성현보다 앞섰다.
샷 컨디션이 좋은 박성현은 이날 엄청난 파괴력을 뽐내며 톰슨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0번 홀이 하이라이트였다. 395야드로 세팅된 이 홀에서 박성현은 무려 324야드의 비거리를 기록했다. 톰슨도 290야드 장타를 날리며 무시무시한 파워를 뽐냈지만 박성현이 더 멀리 보냈다. 페어웨이가 딱딱해 런이 많이 발생했다.
박성현은 웨지를 잡고 두 번째 샷을 했고, 톰슨은 105야드 거리에서 그린을 노렸다. 반면 펑샨샨은 박성현, 톰슨에 비해 50야드 이상 뒤에서 그린을 공략해야 했다. 박성현이 핀 2.5m로 가장 가까이 붙였지만 결과는 펑샨샨이 으뜸이었다. 펑샨샨은 톰슨과 비슷한 7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시도했는데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하지만 박성현과 톰슨은 모두 버디를 낚는데 실패했다.
박성현은 톰슨보다 드라이버 샷을 더 멀리 보냈고, 티샷 정확도도 높았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303.5야드를 찍으며 300야드를 기록한 톰슨에 앞섰다. 페어웨이 적중률에서도 박성현이 85.7%, 톰슨이 71.4%를 기록하며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지난 주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쇼트 게임이 썩 좋지 않았다. 9번 홀에서도 1m 파 퍼트가 홀을 돌고 나오면서 보기를 적는 등 마무리에 아쉬움을 남겼다. 12번 홀에서도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면서 1오버파로 내려갔다.
그러다 장기인 장타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냈다. 파5 13번 홀에서 300야드에 육박하는 티샷을 보낸 박성현은 가볍게 2온에 성공했다. 10m 이상 먼 거리에서 시도한 이글 퍼트는 아쉽게 홀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탭인 버디를 낚으며 분위기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성현은 14번 홀에서 5m 버디를 성공시켰고, 15번 홀에서는 핀 50cm 옆에 붙이는 환상적인 티샷으로 3연속 버디 휘파람을 불었다.
559야드 파5 16번 홀에서도 폭발적인 장타를 날리며 4연속 버디를 겨냥했지만 낙뢰 위험으로 경기가 중단됐다. 재개된 후에도 박성현의 활약은 빛났다. 16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4연속 버디를 낚았고, 마지막 홀에서도 버디를 더했다. 마지막 6개 홀에서 무려 5타를 줄이는 매서운 뒷심을 뽐낸 박성현은 4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마지막 조에서 가장 스코어가 좋았다.
톰슨의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다. 버디 2개를 낚았지만 보기를 5개나 했다. 톰슨은 올해 8개 라운드만에 첫 오버파 스코어를 기록하며 3오버파 공동 51위에 머물렀다. 250야드로 드라이버 거리가 길지 않은 펑샨샨이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펑샨샨은 15번 홀까지 견고한 샷감을 선보이며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낚았다.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적으며 2언더파 공동 17위로 라운드를 마쳤다.
박성현은 지난해 이 코스에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62.5야드를 찍었다. 16언더파로 3위를 차지하며 좋은 기억을 남겼던 박성현은 올해는 더 자신 있게 코스를 공략하고 있다. 1년 전 대회 1라운드에서 퍼트 25개만 기록하는 등 퍼트감이 좋았다. 박성현은 대회 전 인터뷰에서 “샷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주에는 생각만큼 성적이 따라주지 않았다”며 “지난해 3위라는 성적을 냈고 굉장히 좋은 기억이 있다. 잘만 하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다부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지은희가 한국자매 중 5언더파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7언더파 선두 제니퍼 송에 2타 뒤진 공동 2위다. 전인지와 최운정도 4언더파 공동 4위다. 유소연, 이미림, 이정은이 3언더파공동 13위로 1라운드를 끝냈다.
JTBC골프는 대회 2라운드를 2일 낮 12시1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