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과 친구들이 지난 9일 암 환자들을 돕기 위한 자선 대회를 가졌다. 이동식 유방암검진센터인 맘모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LPGA 스타들. [LPGA 인스타그램]
‘모건과 친구들’이라는 이름의 자선 대회가 11년째 열렸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한국 선수가 모건 프레셀(미국)의 친구로 등장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2017년 올해의 선수에 올랐던 유소연이었다.
지난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디주 보카 레이튼의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에서 11번째 ‘모건과 친구들’ 자선 대회가 열렸다. 암 환자들을 돕고 유방암에 대해 더 많이 알리고자 시작된 자선 대회다. 프로암과 클리닉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고, 올해는 역대 최다인 101만622달러가 모였다. 지난 11년간 모인 자선기금이 750만 달러를 넘었다.
호스트인 프레셀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 이번에 모인 기금으로 이동식 유방암검진센터인 맘모밴을 새로 구입할 수 있게 돼 무엇보다 기뻐했다. 프레셀은 “친구들이 매년 자신들의 재능과 시간을 기부하기 위해 온다.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진심으로 그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자선 행사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한데 뭉쳤다. 유소연을 비롯해 렉시 톰슨, 폴라 크리머, 크리스티 커, 브리타니 린시컴(이상 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참여했다. 임신 중인 제리나 필러(미국)도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자선 대회가 열린 플로리다의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은 프레셀이 2003년 유방암으로 엄마를 잃은 뒤 아픔을 골프로 치유할 수 있게 도와준 의미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역인 프레셀이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작은 기적’은 골프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건과 친구들’은 11년간 총 750만 달 이상을 모아 수많은 암 환자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프레셀은 2003년 15살의 나이에 엄마를 유방암으로 잃었다. 프레셀의 엄마는 1999년 유방암 확진을 받았고, 결국 숨을 거뒀다.
어린 프레셀에겐 잊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다. 프레셀은 엄마처럼 고통 받고 자신처럼 상처 받는 가족들의 아픔 등을 치유하기 위해 자선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톰슨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가한다. 톰슨의 엄마 주디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주디는 유방암을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으며 희망을 선사했다. 하지만 주디가 지난해 다시 자궁암 진단을 받아 톰슨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암 발병이 가족들에게 주는 상처와 아픔을 잘 알고 있기에 톰슨은 프레셀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
현역 선수가 이 같은 자선 대회를 꾸준히 치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국내외 골프계를 통틀어서도 드문 자선 대회다. 국내에서는 ‘전설’ 최경주와 박세리의 이름을 내건 정규 대회가 열린다. 하지만 모건과 친구들이 여는 자선 대회 성격과는 확연히 다르다. 팬들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자선 대회가 이처럼 해마다 발전하고 있다는 건 각고의 노력과 활동이 없고선 불가능하다. 프레셀의 발자취가 의미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