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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피날레 기회 놓친 김인경의 2017시즌

김두용 기자2017.12.10 오전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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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은 9일 끝난 LET 두바이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엔젤 인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인경이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자매 중 가장 늦게 2017시즌을 마무리했다.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인경은 완벽한 피날레 기회를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김인경은 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에미리트 골프장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오메가 두바이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15언더파로 엔젤 인(미국), 셀린 에르뱅(프랑스)과 함께 연장전에 돌입했던 김인경은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패했다. 파에 그쳤던 김인경은 버디를 낚은 엔젤 인에게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이날 김인경은 대역전극을 꿈꿨다. 매서운 기세로 치고 나가며 선두를 위협했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했던 김인경은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타를 줄이며 우승 기회를 만들었다. 매서운 샷감을 뽐냈던 김인경은 연장 없이 승부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15번 홀에서 10m 이상 되는 버디 퍼트가 홀컵을 돌아 나오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16번 홀에서 4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김인경은 짧은 파4 17번 홀에서 드라이버로 1온에 성공한 뒤 2m 이글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될 수 있었던 이 이글 퍼트를 놓쳤다. 가볍게 버디를 추가한 김인경은 15언더파까지 올라섰지만 파5 18번 홀에서 버디에 실패해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중국계 미국인 엔젤 인은 2~4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솎아내는 등 초반에 무섭게 치고 나갔다. 13번 홀까지 5타를 줄여 15언더파까지 올라서며 우승에 가장 근접했다. 그러나 막판에 샷이 흔들렸다. 18번 홀에서는 워터해저드에 공을 빠트려 연장 기회조차 불투명했다. 그러나 1벌타를 받고 시도했던 샷을 그린에 올린 뒤 기어코 연장 합류에 성공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김인경과 엔젤 인이 나란히 버디를 낚으며 두 번째 홀로 갔다. 17번 홀에서 열린 연장 2차전에서 김인경은 티샷이 밀리면서 1온에 실패했다. 김인경은 3m 내의 버디를 넣지 못했고, 1온에 성공했던 엔젤 인은 가볍게 버디를 낚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인 김인경은 LET 통산 5승째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반면 올해 LPGA투어 루키 엔젤 인은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챙기며 우승 상금 6만3610유로(약 8200만원)를 획득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김인경은 3만1805유로(약 4100만원)를 챙겼다.

김인경은 올해 숍라이트 클래식과 마라톤 클래식, 브리티시 여자오픈까지 3승을 수확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펑샨샨(중국)과 함께 한 시즌 최다 승수를 기록했다. 특히 그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메이저 46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2년 ANA인스퍼레이션(당시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퍼트 악몽’을 털어내고 첫 메이저 우승컵을 안았다. 이로 인해 김인경은 LPGA가 선정한 ‘2017 빅 서프라이즈’에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시즌 막판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국내에서 열렸던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급성 장염으로 기권했다. 메이저 2개 대회 연속으로 톱10에 진입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맥이 끊겼다. 게다가 미국에서 가방을 도둑맞는 바람에 토토재팬 클래식에 출전하려다 여권 문제로 불발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몸을 추슬러 출전한 블루베이 LPGA에서 25위에 머물렀다. 김인경은 아시안스윙 5개 대회 중 기권을 제외하면 1개 대회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김인경은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아시안스윙 때 악재로 인해 김인경은 메이저 포함 3승을 올리고도 상금 순위가 12위(122만7674달러)에 머물렀다. 출전 수가 17경기에 그쳤고, 컷 탈락이 없었던 아시안스윙에서 보너스 같았던 상금들을 많이 추가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상금랭킹 20위 내 선수 중 20경기조차 소화하지 못한 건 김인경이 유일했다.

김인경은 두바이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으로 화려했던 2017년의 피날레를 완벽하게 장식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 불발됐다. 준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김인경의 다사다난했던 2017년은 모두 마무리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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