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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김인경, 46번째 도전 끝에 메이저 우승

김두용 기자2017.08.07 오전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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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메이저 첫 승 달성에 성공했다.

‘작은 거인’ 김인경이 마침내 메이저 대회를 정복했다.

김인경은 7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파이프주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최종 18언더파로 우승했다. 이로써 2007년 LPGA투어에 데뷔한 김인경은 46번째 메이저 대회 만에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LPGA투어 통산 7승째를 거뒀고, 올 시즌 처음으로 3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17언더파로 6타 차 선두로 출발했던 김인경은 아쉽게 브리티시 여자오픈 72홀 최저타 기록 경신에는 실패했다. 2004년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가 세운 19언더파 269타에 1타 부족했다. 하지만 김인경은 이날 변덕이 심한 링크스 코스에서 ‘지키는 골프’의 진수를 보여주며 정상에 우뚝 섰다.

김인경은 이날 우승으로 ‘30cm 퍼트 악몽’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2012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챔피언십)에서 30cm 퍼트를 넣지 못해 연장 승부에 돌입했고, 우승을 놓쳤다. 역전패 악몽 이후 지독한 퍼트 입스에 시달렸던 김인경은 지난해 레인우드 클래식 우승으로 오랜 슬럼프를 떨쳤다. 그리고 올해 메이저를 포함해 3승을 수확하면서 전성기를 활짝 열고 있다.

첫 홀부터 완벽한 티샷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김인경은 파3 1번 홀에서 티샷을 핀 30cm 옆에 붙이며 가볍게 버디를 잡고 18언더파까지 달아났다. 2번 홀에서도 3m 파 세이브에 성공하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8번 홀에서 두 번째 버디를 낚은 김인경은 9번 홀에서 3m 파 퍼트를 놓쳐 첫 보기를 적었다.

후반 들어 비바람이 강해졌지만 김인경의 샷은 흔들림이 없었다.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던 김인경에게 큰 위기가 없었다. 미셸 위(미국)와 조디 유워트 셰도프(잉글랜드)가 추격했지만 간격은 멀어보였다. 셰도프가 이날 버디 8개를 낚는 등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우며 추격했지만 16언더파 2타 차까지만 좁힐 뿐이었다.

김인경은 상대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했다. 신중하게 한 샷 한 샷을 캐디와 상의하며 풀어나갔던 김인경은 마침내 메이저 우승트로피에 입맞춤을 했다. 세리머니를 크게 하지 않는 편인 김인경은 매니저를 끌어안고 껑충껑충 뛰는 등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우승 트로피를 받은 김인경은 높이 점프하는 세리머니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전혀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 보너스를 얻은 기분"이라고 기뻐했다.

신지은이 이날 5타를 줄여 12언더파 6위를 차지했다. 4타를 줄인 김효주가 11언더파 공동 7위를 차지했다. 이븐파에 그친 박인비는 10언더파 공동 11위에 머물렀다. 박성현과 김세영이 8언더파 공동 17위다.

한편 한국 자매는 4개 대회 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22개 대회에서 절반이 넘는 12승을 챙긴 한국은 2015년 한국 선수 최다승(15승)도 넘보고 있다.

◇역대 한국 선수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
▶2001년 박세리 11언더파 277타(2타 차 우승)
▶2005년 장정 16언더파 272타(4타 차 우승)
▶2008년 신지애 18언더파 270타(3타 차 우승)
▶2012년 신지애 9언더파 279타(9타 차 우승)
▶2015년 박인비 12언더파 276타(3타 차 우승)
▶2017년 김인경 18언더파 270타(2타 차 우승)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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