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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풀이 앞둔 유소연

김두용 기자2017.07.12 오후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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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이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캐머런 맥코믹 코치와 함께 퍼팅 점검을 하는 등 만반의 준비로 올 시즌 메이저 2승 사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사진=JTBC골프 박진열]

한국은 US여자오픈에서 유달리 강했다. 최근 10년 동안 6번이나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그래서 14일(한국시간)부터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2017 US여자오픈에 시선이 더 쏠리고 있다.

5개 메이저 대회 중 US여자오픈을 으뜸으로 치는 선수들이 많다. 1946년에 시작돼 메이저 대회 중 역사가 가장 길고 상금 규모도 가장 크기 때문이다. 올해는 총상금 '500만 달러(약 57억원) 시대'를 활짝 열기도 했다. US여자오픈이 특별한 만큼 우승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특히 한국은 US여자오픈과 인연이 깊은 선수들이 유달리 많다. 박인비와 유소연, 전인지가 바로 US여자오픈에서 LPGA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유소연과 전인지는 US여자오픈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박인비, 유소연, 전인지는 첫 사랑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것처럼 US여자오픈에 대한 ‘구애’가 더욱 강하다고 볼 수 있다. US여자오픈만 정복하면 후광 효과(halo effect)뿐 아니라 초두 효과(primacy effect)까지 얻을 수 있다. US여자오픈의 인상은 다른 것을 다 떠나서 가장 강렬하게 남고,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의미다.

유소연의 첫 번째 US여자오픈에 대한 기억을 소환해봤다. 지금 세계랭킹 1위 유소연을 있게 만들어준 출발점이 된 대회다.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12일(한국시간) 만난 유소연은 코치인 캐머런 맥코믹과 함께 퍼트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훈련을 마치고 US여자오픈의 리셉션 행사에 참석하기 전에 잠깐 시간을 낸 유소연은 “US여자오픈은 LPGA투어 진출을 가능하게 만든 대단한 큰 의미를 가진 대회였다”고 털어놓았다.

2007년 프로로 전향한 유소연은 국내 투어에서 6승을 챙기며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뒤 승승장구했다고는 하지만 US여자오픈 첫 출전 대회에서의 정상 등극은 본인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다. 유소연은 2011년 당시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의 극적인 버디로 서희경과 함께 연장 승부를 치렀다. 3홀 합산으로 진행된 연장전에서 유소연은 파-버디-버디를 기록하면서 파-보기-파에 그친 서희경을 따돌리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소연은 “당시 얼떨떨한 기분도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유소연의 첫 대회 기억도 그렇지만 미국 무대에서 계속 활약하면서 US여자오픈에 대한 우승 욕망은 더욱 커졌다. 그는 “처음에 우승했을 때는 얼마나 좋은 대회인지 잘 몰랐었던 것 같다. 투어를 뛰면서 이 대회의 우승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지 점점 더 깨닫게 됐다”며 “진정한 챌린지를 느끼게 하는 대회다. 항상 코스가 어렵고 굉장한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늘 재미있고 가장 우승하고 싶게 만드는 대회”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US여자오픈을 가장 어려운 숙제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코스 세팅도 그렇고 시즌 대회 중 가장 어렵다. 이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며 “올해 역시 US여자오픈다운 세팅이다. 다양한 샷들을 요구하는 시험장이 될 것 같다. 러프가 길고 그린이 넓어서 스마트하게 플레이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소연은 지난 주 휴식을 택하며 US여자오픈을 준비했다. ANA 인스퍼레이션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도전에 나서고 있다. '아버지의 세금 체납 논란'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유소연으로선 실력으로 정신적 부담감도 이겨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선 유소연이 2011년 달콤했던 우승 기억을 6년 만에 다시 소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베드민스터=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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