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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준 칼럼-리디아 고의 A+퍼트, A스윙

성호준 기자2016.11.22 오전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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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는 2016년 최고의 퍼트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성적은 빛나지 못했다. A스윙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LPGA 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두 가지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나는 비단결 같은 심성이다. 리디아 고는 올해의 선수상과 100만 달러 보너스를 가져간 경쟁자 에리야 쭈타누깐을 포옹해줬다. 주타누깐의 언니와, 그의 엄마와, 또 그 주위 누구도 안아주고 축하해줬다. 함께 경기한 최저 타수상 경쟁자인 전인지와는 버디를 잡을 때마다 함께 주먹을 맞부딪히며 즐거워했다.

또 다른 것은 쇼트게임이었다. 그린 주위와, 그린 위에서 빼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천부적인 감각이 번뜩였고 전성기 타이거 우즈가 연상되는 클러치 능력도 엿보였다. 리디아 고의 그 쇼트게임을 보면서 무너지지 않은 전인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골프 퍼트 전문가들은 안락지대(comfort zone)라는 표현을 쓴다. 이 정도 거리에서는 충분히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는 편안한 거리를 말한다. 리디아 고는 이 범위가 넓다. 이병옥 JTBC골프 해설 위원은 “일반적인 선수의 안락지대가 홀 주변 반지름 1m 정도라면 리디아 고는 2.5m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올해 퍼트가 예술이었다. 두 가지 퍼트 통계에서 모두 1위다.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수는 1.71, 라운드당 퍼트수가 28.31이다. 리디아 고의 데뷔 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역대 최고의 퍼터로 꼽히는 박인비가 기록상 가장 뛰어난 퍼트를 했던 해는 2012년이다. 박인비는 당시 그린적중시 평균 퍼트 수 1.72, 라운드당 퍼트수 28.34였다. 두 가지 부문 모두 리디아 고의 올해 성적이 미세하게 앞선다. 리디아 고는 올해 LPGA 투어 사상 최고의 퍼트를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별로 빛이 안 났다. 이런 퍼트라면 리디아 고는 2016년을 압도적인 한 해로 보냈어야 했다. 그러나 쭈타누깐에게 올해의 선수상 등 주요 타이틀을 빼앗겼다. 올해 리디아 고는 무관이다.

퍼트 이외의 다른 기록이 좋지 않아서다. 올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46.7야드로 126위, 페어웨이 적중률은 70.9%로 68위, 그린적중률은 70.4%로 31위다. 지난해는 평균 거리가 250.4야드로 60위, 페어웨이 적중률은 75.4%로 43위, 그린적중률은 77.0%로 2위였다. 드라이브샷의 거리와 정확성이 동시에 줄었다. 특히 그린적중률이 2위에서 31위로 떨어진 것은 주목할 만하다.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시절부터 아이언샷이 매우 정교했다.

리디아 고는 데이비드 레드베터로부터 이른바 A스윙을 배우고 있다. 레드베터는 쉽고 적은 연습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는 신개념 대안 스윙이라고 설명한다. A스윙에 대해 송경서 JTBC골프 해설 위원은 “오른손 그립을 매우 약하게 잡고 백스윙을 가파르게 한 다음 클럽을 눕혀 내려오는 짐 퓨릭의 8자 스윙, 혹은 야구 스윙 비슷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드베터는 “A스윙을 통해 페이드를 치던 리디아 고의 구질을 드로로 바꿨고 거리를 20야드 넘게 늘렸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며 간결하고 몸과 조화를 이루는 스윙”이라고 했다.

그러나 A스윙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전문가들이 많다. 임경빈 JTBC골프 해설위원은 “A스윙을 배운 후 리디아 고의 샷이 왼쪽으로 감기는 모습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경서 위원은 “A스윙은 파워를 낼 수 있고 특히 아마추어들의 슬라이스 스윙 교정에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실험 단계로 정상급 프로선수가 할 것은 아니다. 워낙 천부적인 감각이 좋은 리디아 고니까 어느 정도 따라간 것 같다”라고 했다.

2016년 리디아 고는 A+퍼트에 A스윙을 했다.

레드베터는 A스윙의 A는 대안(Alternative)의 약자라고 한다. 그러나 아마추어용이어서 A라는 비판도 있다. 레드베터는 A스윙 책과 교보재 등을 판다. 그 홍보에 리디아 고를 거론한다.

리디아 고는 시즌을 마친 후 클럽을 프리미엄 브랜드인 PXG로 바꾼다. 전문가들은 A스윙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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