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이 시즌 최종전이 끝난 뒤 대회 소감을 밝히고 있다. [네이플스=김두용 기자]
시즌 최고의 경기를 했던 유소연에게 17번 홀은 옥에 티였다. 하지만 유소연은 자신의 결정에 후회는 없었다.
유소연은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최종 17언더파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찰리 헐(잉글랜드)과는 2타 차였다. 유소연은 파5 17번 홀에서 티샷을 잘 보냈다. 200야드를 남겨두고 5번 우드를 잡았다. 하지만 짧아서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결국 유소연은 보기를 적었고, 동타였던 헐이 버디를 잡으면서 우승의 향방이 결정됐다.
유소연은 “다시 그 상황을 맞이하더라도 똑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제 5번 우드 거리가 200야드다. 그린 에지까지 200야드였기 때문에 충분히 도달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행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 같다. 뒷바람이 조금 세게 불었는데 제가 치고 나서 갑자기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소연은 운명이라고 받아 들였다. 그는 “17번 홀에서 행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후회는 없다. 가끔 운명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다른 것을 더 잘하기 위한 밑거름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경기에 대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18개 홀을 돌아봐도 아쉬움이 남는 홀이 없다. 17번 홀은 인력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최종전을 마친 유소연은 올 시즌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기쁜 마음으로 한국 귀국 길에 오르게 됐다. 유소연은 “우리 팀이 선택이 옳았다는 게 증명된 시즌이었다. 정말 스위 교정에 도움을 준 코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이번 대회에서 큰 자신감을 얻고 간다. 시즌이 끝나는 게 처음으로 아쉽지만 내년을 더 신나게 즐겁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플스=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