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에서 경기하고 있는 앨리슨 리. 2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 선두였던 그는 이날 타수 차를 3타로 벌리면서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사진 하나금융그룹]
"여기저기서 제 이름을 불러주는 팬들의 응원에 기분이 엄청나게 좋았어요."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3라운드. 13언더파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친 '재미 동포' 앨리슨 리는 약간 상기돼 있었다.
이날 챔피언 조에서 출발한 앨리슨의 조에는 많은 갤러리들이 따랐다. 지난 해 LPGA투어에 데뷔한 앨리슨 리는 미국에서 태어난 동포 선수로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주말을 맞아 대회장을 찾은 팬들은 앨리슨 리의 활약에 신이 났다. 앨리슨 리가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이자 "앨리슨 화이팅!"이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이어졌다. 앨리슨 리는 "오늘 가장 많은 팬이 오신 것 같다. 매 홀에서 이름을 불러주면서 응원해주는 목소리를 들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한국 팬들의 응원은 정말 열정적인 것 같다"고 했다.
팬들의 응원 덕분인지 앨리슨 리는 이 날 2위와의 타수 차를 더 벌렸다. 전날까지 1타 차 단독 선두였던 그는 이날 2위 브리타니 랭(미국)의 추격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앨리슨 리는 "이번 주에 샷감이 너무 좋아 버디 기회를 더 많이 만드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 오늘 4타를 줄였지만 더 많은 기회가 있었다. 보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바로 다음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
앨리슨 리는 지난 주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에도 공동 10위로 선전했다. 아시안스윙 6개 대회 중 학교(UCLA) 수업을 위해 이번 주 한국 대회까지만 출전할 예정인 그는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에서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앨리슨 리는 "아빠는 미국 집에서 경기를 보면서 응원해주고 계신다. 그리고 골프에 대해 잘 모르는 학교 친구들도 밤잠을 설쳐가며 TV를 통해 응원하고 있다고 들었다. 모든 사람들의 응원처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앨리슨 리는 학업과 골프를 병행하면서도 안정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해 여섯 차례 톱 10에 들었고, 올해도 네 차례 톱 10을 기록 중이다. 첫승에 도전하는 앨리슨 리는 "지난 해 2번 정도 아쉽게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대회들이 있다. 그 때의 경험들이 이번 대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JTBC골프에서 대회 최종 라운드를 16일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다.
영종도=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