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열린 3개 대회를 연속 제패한 아리야 쭈타누깐(왼쪽). 4연승에 도전하는 쭈타누깐은 이 대회 4연패에 도전하는 박인비와 1~2라운드에서 빅 매치를 벌인다.[골프파일]
시즌 두 번째 메이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4연패에 도전하는 박인비와 4연승에 도전하는 아리야 쭈타누깐의 빅 매치가 열린다.
대회를 주관하는 PGA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시애틀 인근 사할리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대회 1,2라운드에 세계랭킹 2위 박인비와 10위 쭈타누깐을 한 조로 편성했다.
박인비와 쭈타누깐의 인연은 깊다. 쭈타누깐은 2013년 2월 혼다 타일랜드 최종일 마지막 18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1타 차 역전패를 당했다. 2타 뒤진 2위로 먼저 경기를 마친 박인비가 행운의 우승자가 됐다. 박인비는 그 우승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고 여세를 몰아 메이저 3개 대회(ANA 인스퍼레이션-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US여자오픈)를 내리 제패하는 최고의 해를 보냈다.
박인비는 2013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부터 지난 해까지 이 대회를 3년 연속 제패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대회를 3연패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같은 기록이다.
단일 메이저 4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하는 박인비는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다. 왼쪽 손가락 부상으로 한 달을 쉬었지만 통증이 여전하다. 최근 2개 대회에서 최악의 라운드를 펼쳤고 경기를 마치지도 못했다. 그러나 '아픈 선수를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있듯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박인비는 지난 해 이 대회 직전에도 담 증세로 대회 포기를 고려하다 출전해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박인비는 이 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게 된다. 지난 해 최저타투상(베어트로피)를 수상하면서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 27점을 채운 박인비는 10시즌, 10개 대회 출전이라는 조건을 특별한 인연이 있는 이번 대회에 맞췄다. 박인비는 "명예의 전당은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최고의 목표였다. 내 커리어의 끝이라 생각했다.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뒤 또 다른 목표를 찾겠다. 일단 이번 대회에서 4연패를 하고 싶다"고 했다.
3년 전의 악연 이후 번번이 우승컵 앞에서 무너져 '역전패 소녀'라는 별명이 붙었던 쭈타누깐은 한 달 만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5월 초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첫 승 뒤 내리 3개 대회를 제패했다. 쭈타누깐은 "혼다 타일랜드 역전패 이후 나는 어떻게 해야 더 나은 골퍼가 될 수 있는 지 배우게 됐다. 사람들을 의식하지 말고 어떻게 내 플레이를 해야 하는 지 배우면서 나는 조금씩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코스는 매우 좁다. 코스 사방팔방으로 나무가 우거져 시야가 더 좁게 느껴진다. 쭈타누깐은 "너무 좁은 코스다. 페어웨이에 티샷을 안착시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도 드라이버를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쭈타누깐, 폴라 크리머(미국)와 함께 10일 오전 5시30분(한국시간) 1번 홀에서 4연패 도전을 위한 첫 걸음을 뗀다. 또 다른 빅 매치인 장하나, 전인지의 경기는 같은 시간 10번 홀에서 시작된다.
지난 해 에비앙 챔피언십부터 올해 ANA 인스퍼레이션까지 메이저 2연승을 거둔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렉시 톰슨, 스테이시 루이스(이상 미국)와 10일 오전 전 12시30분 10번 홀에서 출발한다.
JTBC골프는 대회 1~2라운드를 10, 11일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중계한다. 3라운드는 12일 오전 2시45분부터, 최종 라운드는 13일 오전 5시15분부터 생중계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