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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톰슨과 장타 대결서 360야드 괴력

김두용 기자2016.05.26 오전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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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는 LPGA 투어의 대표 장타자 렉시 톰슨이 보는 가운데 360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뽐냈다. [앤아버=김두용 기자]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와 '여자골프의 아이콘' 렉시 톰슨이 장타 대결을 펼쳤다.

26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의 프로암이 열린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 아침부터 경쾌한 굉음이 코스에 울려 퍼졌다. 야구계의 소문난 장타자 박찬호와 LPGA 투어의 거포 톰슨은 폭발적인 파워로 갤러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찬호는 전반 9홀에서 톰슨과 짝을 이뤄 코스를 누볐고, 거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박찬호는 533야드로 세팅된 4번 홀(파5)에서 하체 리드로 빠르게 클럽을 돌렸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허공을 가르며 날아간 드라이버 샷은 360야드 지점에 떨어졌다. 올 시즌 드라이브샷 거리 부문에서 283야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톰슨마저도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로 멀리 나갔다. 박찬호는 그린 바로 앞에 워터해저드가 있어서 5번 아이언을 잡고 여유있게 세컨드 샷을 했고 핀 10야드 뒤에 볼을 떨어뜨렸다. 가볍게 2온에 성공한 박찬호는 버디로 이 홀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 골프의 매력에 흠뻑 빠진 박찬호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320~30야드에 달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못지않은 파워다. 그래서 박찬호는 톰슨보다 40~50야드 정도 더 멀리 티샷을 보냈다. 이를 지켜본 톰슨은 “스윙이 선수만큼 빠른 거 같다. 아마추어 같지 않게 정말 좋은 샷을 많이 하더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박찬호는 최대 137마일(220km)의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를 기록한 적이 있다고 한다. PGA 투어의 평균 스윙 스피드는 112마일이다.

박찬호는 팬이 전달한 야구공으로 가볍게 툭 치는 팬서비스를 보여줬다. 자신이 친 야구볼을 다시 집어든 박찬호는 사인을 한 뒤 팬에게 다시 전달해줬다.


야구공을 티 위에 놓고 스윙을 준비하는 박찬호.

톰슨과 흥미로운 장타 대결을 마친 박찬호는 후반 9홀에서는 호주동포 이민지와 동반 라운드를 했다. 골프를 사랑하는 박찬호는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가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등 지속적인 응원을 약속했다. 박찬호는 “예전에 김세영, 리디아 고, 장하나 등과 라운드를 한 적이 있는데 톰슨의 경우는 더 파워풀한 것 같다”며 “사실 선수들의 동영상을 많이 찾아보는 편이다. 라운드하기 전에도 정말 힘 있는 스윙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같이 쳐보니 더 폭발적으로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볼빅의 문경안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박찬호는 24일 대회장에 도착했고, 볼빅 챔피언십이 끝날 때까지 머물며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그는 “한국 기업이 이렇게 큰 대회를 개최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그 동안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주최하는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응원하고 돕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박찬호는 3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구력에 이글을 다섯 번이나 했다고 한다. 베스트 스코어는 76타다.


박찬호는 장타를 날리기 위해 몸을 많이 쓰는 오버스윙을 한다.

앤아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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