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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에비앙] 제네바호 배경의 보석 코스

남화영 기자2023.07.25 오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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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앙리조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네번째 메이저 아문디에비앙챔피언십(총상금 650만 달러)에서 한국 선수가 6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프랑스 남부 론알프스 지방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리조트(파71 6523야드)에서 열리는이 대회 코스는 유난히 한국 선수들의 우승과 인연이 깊다. 위치는 프랑스의 남동쪽에 스위스와 국경에 위치한다.

이전까지 ‘에비앙마스터스’라는 이름으로 1994년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대회로 시작되어 역사는 깊지 않으나 2014년 메이저로 승격된 이후 올해 10년째를 치른다.

한국 선수 중에는 2010년 신지애가 첫 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격년 주기로 2012년 박인비가 우승했다. 메이저로 승격한 뒤로는 김효주가 2014년에 우승하면서 이듬해 LPGA투어 출전권을 얻었다. 당시 김효주는 대회 첫날 10언더파 62타라는 한 라운드 최저타 기록을 작성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고진영이 우승한 산악 코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년 뒤인 2016년에 전인지가 우승했고, 2019년에는 고진영이 시즌 메이저 2승을 달성하면서 세계 1위에도 올랐다. 코로나19로 한 해를 쉰 뒤에 2021년에 열린 대회에서 이정은6가 첫째날 10언더파를 치면서 선두에 올랐다. 우승에의 기대를 높였으나 연장전 끝에 이민지(호주)에게 우승을 넘겨준 것이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김효주를 비롯해 전인지, 고진영, 이정은6 등 한국 선수들이 뛰어났던 건 한국과 비슷한 산악형 코스이기 때문이다. 해발 480미터 높이의 산악 지형에 위치해 울퉁불퉁 계곡을 타고 꺾이는 홀이 많다.

세계 골퍼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골프장 정보 사이트인 톱100골프코스에서는 프랑스에서 27위로 이 코스를 올려놓고 있다. 코스 자체가 뛰어나다기보다는 홀마다 내려다보이는 호수의 풍경이 워낙 아름답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는다.

코스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04년에 이른다. 디오픈에서 4승을 거둔 저명한 코스 설계가 윌리 파크가 제네바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9홀을 지은 것이 시작이다. 골프장 산업이 발전하면서 90여년이 지나 카벨 B. 로빈슨이 2년의 공사 끝에 18홀로 만들었고 2년 뒤인 1994년에 LET 대회를 열었다.

1904년 9홀에서 시작된 에비앙.

20여년 뒤 LPGA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기 전에 스티브 스마이어스와 데이브 샘슨 유러피언골프디자인(EGD) 대표가 리노베이션을 했다. 샘슨은 5번 홀을 파3로 바꾸었고, 13번 홀은 파5로 늘렸다. 수십 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70여개 이상의 항아리 같은 폿(pot) 벙커를 조성해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여자 선수를 가리는 전장으로 변모시켰다.

제네바 호수와 어울린 보석같은 코스도 일품이지만 에비앙은 골프 리조트보다도 세계에서 제일 비싼 미네랄 생수가 생산되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에비앙을 몸에 뿌려 치료하는 수(水)치료 센터가 있고, 에비앙 스킨과 로션에 에비앙 에센스도 판매된다고 한다.

제네바 호수가 바라보이는 까샤 샘터에 1826년 세워진 에비앙 최초의 수치료 센터엔 스위스와 프랑스의 부자들이 몰려들었다. 여기서 생산되는 에비앙 생수는 하루 600만리터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120여 개국에 수출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미네랄워터다. 이곳 주민중의 상당수는 에비앙 직원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선수들이 뿌리는 물도 모두 값비싼 에비앙 생수다. 이 대회는 특히 우승자가 가려지면 그 선수가 속한 나라의 국기가 하늘에서 내려와 축하해주는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에비앙의 세례를 받고 하늘에서 내려온 태극기를 몸에 두를 한국 선수의 모습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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