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시즌 네 차례 2위로 상금랭킹 15위에 오른 장하나. 그는 "우승 없이도 상금 랭킹 15위에 올랐으니 만족스러운 한 해"라고 했다.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 주고 싶어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해에 네 차례 2위를 한 장하나는 “루키로서 만족한다”는 이야기를 강조했다. 장하나는 “마지막 날 잘 쳐서 2위를 한 대회는 아쉬움보다는 만족스러움이 컸다. 반대로 미끄러져서 2위를 한 대회는 그 반대였다. 하지만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15위에 올랐으니 이 정도면 잘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장하나의 존재감은 시즌 첫 대회인 코츠 챔피언십 때부터 강렬했다. 둘째 날까지 단독 선두에 올랐고, 3라운드가 끝난 뒤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1타 차 2위였다. 장하나는 마지막 날 2언더파를 쳐 최나연에게 1타 차 공동 2위를 했다. 장하나는 “첫 대회부터 2위를 해서 동기 부여와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첫 대회는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 중 하나”라고 했다.
마라톤 클래식은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 사흘 내내 단독 선두였던 장하나는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갔다. 그러나 5타를 줄인 최운정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고 연장 끝에 패했다. 장하나는 “배운 것이 많은 대회였다. 우승 기회를 살리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다혈질적인 성격이다. 플레이가 잘 되면 코스 안에서 화이팅이 넘친다. 버디를 잡고 허공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독특한 세리머니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반면 경기력에 기복이 있는 것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평가된다. 장하나는 "세리머니로 알아봐주는 분들이 많은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나쁜 평보다는 좋은 평가가 많은 것 같다. 미국 팬들도 많이 생겼다"고 했다.
장하나는 한 달 뒤 열린 컴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도 2위를 했다. 캐나다의 골프 신동 브룩 핸더슨에게 8타 차. 워낙 차이가 컸던 만큼 “아쉬움은 거의 없었던 대회”라고 했다.
장하나는 마지막 대회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우승 기회를 잡았다.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3언더파를 치며 기다렸지만 우승은 1타를 덜 친 크리스티 커(미국)의 몫이었다. 장하나는 “마지막 대회였고 그동안 아쉬웠던 것들을 풀고 싶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했다. 잘 쳤지만 나보다 더 잘 친 커가 있었다”고 했다.
시즌을 마친 장하나는 장염 증세로 고생했다. 한국 투어 활동 시절 강철 체력으로 불렸던 그이지만 미국 전역을 도는 여정은 부담이 컸다고 했다. 1주일 간 국내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인 장하나는 다음 주 초에 샌디에이고로 출국해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가기로 했다. 올 시즌 초 재계약 문제 등으로 시즌 준비가 늦었던 장하나는 내년에는 일찌감치 미국으로 들어가 골프에만 올인하기로 했다. 장하나는 “2015년 시즌의 아쉬움을 털기 위해 빨리 시즌 준비에 들어가기로 했다. 2016년 시즌이 일찍 개막하기 때문에 그냥 6주 간 대회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개막전부터 출전해 열심히 세계 랭킹 포인트를 쌓겠다. 2~3승과 올림픽 출전이 내년 시즌 목표”라고 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