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팔로스 베르데스 챔피언십 첫날. 고진영은 지난 부진을 모두 잊은 듯한 정교한 샷을 선보였다. 고진영은 “지난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고, 새롭게 시작하는 거라 생각했다”며 강한 정신력을 내비쳤다.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고진영의 출발은 누구보다 좋았다. 첫 경기였던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그 다음 출전한 JTBC 클래식에서도 공동 4위에 올랐다. 그러나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공동 53위에 그쳤고, 지난주 LA 오픈에서는 쿼드러플 보기를 기록하는 등 부진하며 공동 21위에 자리했다.
최근 두 대회 동안 주춤했던 고진영은 이번 팔로스 베르데스 챔피언십에서 반등을 노린다.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스 베르데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첫날, 고진영은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타를 줄이며 단독 2위에 올랐다.
경기를 마친 고진영은 “잘 모르겠다. 그냥 오늘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에 '골프는 단지 골프일 뿐'이라는 점을 떠올렸다. 지난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현재만 생각하면서 지금 놓인 공을 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샷을 한 후에는 점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현재 내 몸상태와 기분을 느끼고 게임을 즐겼다”고 말했다.
이날 고진영은 환상의 퍼트 감을 자랑했다. 경기 내내 25개의 퍼트밖에 하지 않았다. 후반 2~7번 홀에서는 6연속 버디를 몰아치기도 했다. 고진영이 왜 정신력과 집중력이 강하다고 평가받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고진영은 “오늘 퍼트가 너무 잘됐다. 특히 후반 넘어가서 퍼트가 정말 좋았다”며 “계속해서 버디를 잡으려고 했다. 마지막 홀 까지 이어가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어쨌든 오늘은 잘 됐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단독 선두 이민지(호주)와 겨우 1타 차다. 아직 세 라운드나 남았기에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만 하다. 관건은 코스다. 이번 대회 코스는 전장이 짧은 대신 그린이 정말 작은 게 특징이라 정교한 아이언 샷, 웨지 샷이 요구된다. 고진영은 “다음주는 대회가 없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해 코스에 쏟아 붓겠다. 다른 생각 없이 게임을 즐기고 싶다. ‘진짜’ 골프를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