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LPGA 투어를 평정한 최혜진. 미국 무대 진출을 1년 더 유보한 그는 "내년에 준비를 많이 해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미국 무대에 나가겠다"고 했다. [KLPGA]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를 평정한 최혜진(20)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혜진은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LPGA 투어에 가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내년 시즌에는 상금랭킹, 세계랭킹으로 나갈 수 있는 LPGA 투어에 되도록 많이 출전하겠다. 준비가 됐다는 생각이 들면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LPGA 투어에서 2년을 보낸 최혜진은 올 시즌 퀄리파잉(Q) 시리즈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Q시리즈 출전을 접고, 내년에 1년 더 국내에서 활동할 계획을 밝혔다. 최혜진은 "(LPGA투어에 진출했을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지는 않다"면서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혜진이 미국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는 Q시리즈를 통한 데뷔보다 비회원 상금랭킹이나 LPGA 투어 우승 쪽으로 점쳐진다. 이미 유소연, 전인지, 고진영 등 수많은 선수들이 비회원 자격으로 LPGA 투어에서 우승해 미국으로 넘어갔다. 최나연, 박성현 등이 비회원 자격으로 LPGA 투어에 출전해 상금랭킹 40위 내에 들면서 이듬해 투어 진출권을 받았다.
최혜진은 "내년 가을에 LPGA 투어 Q시리즈 응시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2021년 시즌은 LPGA 투어에서 뛰겠다는 생각"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최혜진은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최고의 해를 보냈다. 상금왕, 대상은 물론 최저타수상, 최다승도 1위를 차지했다. 최혜진은 "작년에는 대상만 보고 달렸는데 올해는 평균타수 1위를 하고 싶어 신경을 많이 썼다"며 "평균 타수 1위가 가장 뿌듯하다"고 4개의 개인 타이틀 가운데 평균 타수 1위 상에 가장 큰 점수를 줬다.
시즌을 마친 뒤 학교(고려대학교 스포츠학부)로 돌아가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최혜진은 내년 시즌에 대한 계획도 이미 세운 상태다. 최혜진은 "이번 시즌 성과에 만족하고 있다"며 "그러나 체력과 기술적인 면에서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올겨울 훈련에서 숏게임과 퍼트를 좀 더 가다듬겠다"고 말했다.
내년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한국에서 주로 뛰는 최혜진의 경우 세계랭킹 산정에 불리함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올림픽 출전도 그가 고려하고 있는 목표다. 최혜진은 "처음 골프 대회에 출전한 초등학교 5학년 때 세운 목표가 세계랭킹 1위와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아버지가 제시한 목표였지만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됐다"며 "마음은 있지만 내년 도쿄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따내는 건 힘들 것 같다. 내년에는 안되더라도 다음 올림픽에는 꼭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