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가 29일 LPGA투어 메디힐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11언더파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영광의 장소에서 무승 탈출을 겨냥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메세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메디힐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11언더파로 올라선 리디아 고는 제시카 코다(미국)에 1타 앞선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게 됐다.
2016년 7월 마라톤 클래식이 리디아 고의 마지막 LPGA투어 우승이다. 통산 14승을 챙긴 뒤 무승 행진이 길어지고 있다. 1년 9개월 만에 우승컵 추가를 노리고 있다. 특히 이번 코스에서 행복한 기억이 많다. 2014년과 2015년 이곳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 2연패를 차지했다. 4월 24일이 생일인 그는 항상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는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리디아 고는 쌀쌀한 날씨에 코스가 딱딱해졌지만 좋은 기억을 되살려 코스를 잘 공략했다. 1번 홀 버디로 상쾌하게 출발한 리디아 고는 6번 홀과 9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선두 자리로 올라섰다. 10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져 3온2퍼트로 첫 보기를 적었다.
선두로 출발했던 코다가 주춤한 사이 11번 홀에서 다시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멋진 벙커 샷이 나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벙커 턱에서 15야드를 남겨두고 재빨리 스윙을 한 게 그대로 홀로 쏙 빨려 들어갔다. 벙커 샷을 투어에서 가장 잘 하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는 리디아 고는 파5 15번 홀에서도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버디로 가볍게 연결하며 선두를 유지해 나갔다.
16번 홀에서는 거의 90도로 꺾이는 버디 퍼트도 성공시켰다. 3.5m 정도 거리에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는 라인이었다. 스트로크를 한 뒤 라인을 많이 봤다고 생각했지만 끝에서 왼쪽으로 급격히 휘면서 홀로 빨려 들어갔다. 11언더파 단독 선두를 유지한 리디아 고는 남은 두 홀에서 파를 적으며 경기를 마쳤다. 리디아 고는 "샌프란시스코에 행복한 기억에 많고 어떤 경기를 하더라도 기분 좋은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골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월요예선을 통과하며 이번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재미교포 애니 박은 3타를 잃어 5언더파 공동 8위로 떨어졌다. 마지막 조에서 플레이를 하는 중압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015년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라 월요예선 통과자로 우승컵까지 거머쥔 마지막 선수였다.
한국자매들은 이번 대회에서 부진하다. 한 명도 톱10에 들지 못하고 있다. 유소연과 이미향, 강혜지가 3언더파 공동 14위에 포진됐다. 특히 강혜지는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이며 반등했다.
세계랭킹 1위 탈환 후 첫 경기를 펼치고 있는 박인비는 버디 2개를 뽑았지만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로 3타를 잃으며 2오버파 공동 44위까지 떨어졌다. 세계랭킹 포인트 격차가 얼마나지 않아 1위 수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위 펑샨샨(중국)과 3위 렉시 톰슨(미국)이 우승 또는 2위를 차지했을 때 1위 등극 가능성이 있다. 펑샨샨은 이날 4타를 줄여 4언더파 공동 10위로 도약했다. 최종일 결과에 따라 1위 탈환 여부가 가려진다.
JTBC골프는 대회 4라운드를 30일 오전 6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