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왼쪽)과 제니퍼 송이 2018년을 맞아 촬영한 기념 사진. [제니퍼 송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렸던 ANA 인스퍼레이션 연장전. 우승 경쟁을 펼치는 3명의 선수가 아닌 박성현이 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박성현은 박인비,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과 함께 우승경쟁에 나선 제니퍼 송을 적극적으로 응원했다. 제니퍼 송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15언더파로 연장전에 합류했고, LPGA 투어 첫 우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제니퍼 송의 도전은 3차 연장에서 끝났다. 제니퍼 송은 파를 기록했지만, 박인비와 린드베리는 버디를 낚았다. 2011년 LPGA 투어 데뷔 후 159경기 만에 찾아온 첫 우승 기회는 그렇게 무산됐다.
박성현은 호주교포 이민지와 함께 연장 첫 홀부터 제니퍼 송의 플레이를 자신의 휴대폰으로 담으면서 절친한 언니의 첫 우승 간절히 기도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1차 연장전 세 번째 샷이 그린에 오르지 못하자 머리를 부여잡고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성현은 제니퍼 송이 연습 그린에서 연장전으로 장소를 옮길 때도 함께 걸어가며 힘을 줬다고 한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제니퍼 송과 이민지는 한국 선수들과 절친한 사이다. 지난 3월 ‘맏언니’ 지은희가 기아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후배들과 우승 기념 회포를 푸는 자리에서도 박성현 등과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올랜도에 사는 둘은 집이 가까워 쉬는 날 자주 함께 어울린다. 같이 식사를 하고 낚시도 하는 등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종종 연습도 같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니퍼 송은 “연장에 앞서 박성현은 내게 ‘그냥 즐겨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필요 없는 절친한 사이”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 눈을 맞춘 것만으로도 힘이 됐다”고 전했다.
정두용 기자 jung.duy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