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홀 노보기 플레이를 펼친 크리스티 커가 LPGA투어 기아 클래식 2라운드에서 선두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21년 차를 맞고 있는 크리스티 커(미국)는 한국 선수와 인연이 많다. 1997년 퀄리파잉(Q)스쿨에서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와 공동 수석을 차지했다. 이후 LPGA 통산 20승을 거뒀다. 그중 9번의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1타 차 경기가 4차례나 됐다.
41살의 커가 여전히 한국 선수들의 강력한 경쟁자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투어 기아 클래식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낚았다. 36홀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커는 13언더파를 기록하며 선두에 올랐다. 김인경, 박희영 등 2위 그룹과는 5타 차다.
필 미켈슨(미국),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등 노장 골퍼들이 관록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커도 맹활약을 떨치고 있다. 지난해 불혹의 나이에도 2승을 거두며 건재함을 드러냈다. 이날 기록한 8언더파는 본인의 기아 클래식 최저타 기록이기도 하다. 커는 "기분이 좋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커는 대회가 열리는 아비아라 골프장과 궁합이 잘 맞다. 2013년부터 이곳에서 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2016년 컷 탈락을 제외하면 모두 톱5에 들었다. 2015년에는 20언더파 토너먼트 레코드를 작성하며 우승컵을 들기도 했다. 커는 "나는 많은 집중력이 필요한 코스에서 좋은 경기를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 잘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비아라 골프클럽은 정교한 샷과 퍼트가 요구되는 코스다. 커의 장기는 정교한 퍼트다. 지난해 그린 적중 시 퍼트 수(1.74개), 평균 퍼트 수(28.47개) 부문에서 각각 2위와 1위에 올랐다. 커는 이번 대회에서도 정교한 퍼트감을 선보이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10번 홀부터 플레이한 커는 시작부터 연속 버디를 잡으며 신바람을 냈다. 16, 18, 2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추가한 커는 6~8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으며 8언더파를 완성했다. 그린 적중률 88.9%를 기록했고, 퍼트를 26개만 하는 완벽한 라운드였다.
커는 "나이가 들면서 육체적으로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테이핑을 하면서 경기에 나선다"고 어느정도 노쇠화를 인정했다. 그러나 "나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골프공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배고프고, 경기에 나설 것이다"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JTBC골프는 대회 3라운드를 25일 오전 7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