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주간 세계랭킹 1위를 지켰던 박인비와 현 세계랭킹 1위 펑샨샨이 기아 클래식에서 맞붙는다.
신구 세계랭킹 1위가 격돌한다.
23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기아 클래식에서 박인비와 펑샨샨(중국)이 한 조로 편성됐다. 지난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탄 전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현 세계랭킹 1위 펑샨샨을 상대하게 됐다.
박인비는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총 3번 1위 자리에 올랐고, 92주간 자리를 지켰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158주), 청야니(대만·109주), 리디아 고(뉴질랜드·104주)에 이어 4번째로 오랜 기간이다.
박인비는 2015년 10월을 마지막으로 1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굴곡을 겪었다. 2016년에는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렸고, 지난해에는 허리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쳤다. 그러나 박인비는 위기 때마다 완벽하게 부활했다. 지난주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에서는 복귀 2경기 만에 우승컵을 들며 부활 신호탄을 쐈다.
박인비는 20일 발표된 롤렉스 세계랭킹에서 10계단 뛰어오른 9위에 올랐다. 5개월 만에 톱10에 재진입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올림픽 이후 랭킹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로지 골프를 잘 하는 것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랭킹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박인비는 기아 클래식에서 항상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8번 출전해 톱10에 4번이나 들었다. 메이저 전초전인 만큼 의욕도 충만하다. 박인비는 "앞으로의 메이저 대회가 더욱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펑샨샨은 중국인 최초 '여제'다. 작년 아시안 스윙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1위에 등극한 뒤 19주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펑샨샨은 슬로 스타터에 가까운 선수다. LPGA 통산 9승이 대부분 하반기에 나왔다. 지난해 5월 볼빅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것이 가장 빠른 우승 기록이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3경기에 출전해 톱5에 2번 들었다.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에서 30위로 주춤했지만 오버파는 한 차례도 적지 않았다.
박인비와 펑샨샨 모두 장타보다 정교한 쇼트게임과 퍼트로 승부를 보는 선수들이다. 박인비는 지난해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3개로 1위를 차지했다. 펑샨샨도 1.78개로 준수했다. 그린 적중률에서는 펑샨샨이 76.23%(5위)로 박인비(72.97%)보다 우위를 점했다. 그린이 까다로운 기아 클래식에서 유리할 수 있다. 대회가 열리는 아비아라 골프장은 '포아애뉴아' 잔디를 사용한다. 포아애뉴아는 자라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아 울퉁불퉁한 그린이 많다.
개막전에서 정상에 오른 브리타니 린시컴(미국)도 두 선수와 함께 경기를 치른다. 린시컴은 지난 2014년 메이저 LPGA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박인비에게 무릎을 꿇은 경험이 있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반등을 노리는 박성현은 2011년 챔피언 캐롤라인 마손(독일), 오스틴 언스트(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한다. 상금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진영은 호주동포 이민지와 메간 캉(미국)과 맞붙는다. 지난해 챔피언 이미림은 김인경과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을 상대한다.
JTBC골프는 대회 1라운드를 23일 오전 8시부터 생중계한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