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세계 1위를 맛봤던 유소연과 박성현은 51년 만에 올해의 선수 동반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7년 정유년 골프계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한국 선수들의 맹활약 같은 반가운 소식도 있었는가 하면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불미스러운 사건들도 있었다. JTBC골프에서 2017년 골프계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최다승 신기록(15승)을 세웠던 한국 자매들은 2016년 다소 주춤했다. 2015년 5승을 거뒀던 박인비가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9승에 그쳤다. 그러나 한국 자매들은 올해 다시 한 번 맹활약하며 LPGA투어를 호령했다.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고, 11명이 골고루 트로피를 들며 최다 인원 우승 신기록을 작성했다.
장하나를 시작으로 양희영, 박인비, 이미림, 유소연(2승), 김세영, 박성현(2승), 김인경(3승), 이미향, 고진영, 지은희가 차례로 우승을 거뒀다. 박인비는 복귀 두 번째 경기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재기에 성공했고, 맏언니 지은희는 무려 8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며 의미를 더했다. 이미림과 유소연, 이미향도 2014년 3년 만에 감격의 우승을 거뒀다.
한국 자매들이 세운 기록들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유소연과 박성현이 나란히 세계랭킹 1,2위에 오르며 단일 국가로는 최초로 세계 1,2위를 동시에 석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또 11월에는 유소연에 이어 박성현이 1위 자리를 물려받으며 한 해에만 2명의 세계 1위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 역시 최초다.
유소연과 박성현은 올해의 선수를 공동 수상하는 진기한 장면도 탄생시켰다. 최종전 CME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홀에서 선두를 달리던 렉시 톰슨(미국)이 50cm 파 퍼트를 놓치며 두 선수가 공동으로 올해의 선수에 오르게 됐다. 1966년 제정된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51년 만에 처음 나온 공동 수상이다.
'신인왕=한국 선수'라는 공식도 성립되고 있다.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에 이어 박성현이 신인왕을 차지하며 3년 연속으로 한국 선수가 신인왕에 올랐다. 1980년대 이후 30년 만에 단일 국가에서 3년 연속으로 신인왕을 배출했다. 2018 시즌에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투어 진출을 선언한 '신데렐라' 고진영이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톱10 진입률 100%'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톱5 진입률은 90.9%다. 33경기 중 퓨어실크 바하마 김효주(9위)와 마이어 클래식(김효주 7위), 에비앙 챔피언십(김세영 6위)을 제외한 30경기에서 한국 선수가 한 명씩은 톱5에 이름을 올렸다. 강혜지(인디 위민 인 테크·5위), 박희영(맥케이슨 여자오픈·3위) 등도 힘을 보탰다.
100만 달러(약 10억8000만원) 상금을 돌파한 선수는 6명이나 됐다. 올 시즌 유일하게 2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박성현이 233만5883달러(약 25억2000만원)로 상금왕에 올랐고, 그 뒤를 유소연(198만1593달러·약 21억4000만원)이 이었다. 김세영(127만8166달러·약 13억8000만원), 전인지(125만259달러·약 13억5000만원), 김인경(122만7674달러·13억3000만원), 허미정(106만7462달러·11억5000만원)도 100만 달러 이상의 상금을 획득했다. 전인지와 허미정은 올 시즌 우승은 없었지만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많은 상금을 얻었다.
아쉽게 멈춘 기록도 있다. 유소연은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컷 탈락하며 2014년 레인우드클래식부터 이어오던 연속 컷 통과 기록을 64경기로 마감했다. LPGA 연속 컷 통과 기록은 폴라 크리머(미국)가 보유하고 있다. 크리머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82경기 연속 컷 통과 대기록을 세웠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