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 부진했던 최나연이 부활을 노린다. [KLPGA 제공]
"힘들었을 때 캐디들이 다 떠나더라고요."
슬럼프에 빠졌던 최나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최나연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통산 9승을 거뒀다. 2008년 데뷔해 이듬해 2승을 거두며 두각을 보였고, 2010년에는 2승과 함께 베어 트로피(최저타수상), 상금랭킹 1위를 휩쓸었다. 2012년에는 메이저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 2년 간 최나연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컷 탈락을 19번이나 했다. 작년에는 기권도 세 번이나 있었다. '드라이버 입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샷 감도 좋지 못했다. 최나연은 "예전에는 먼저 연락도 오고 하던 캐디들이 슬럼프에 빠지니까 전부 등을 돌렸다. 캐디들도 돈을 벌어야 하니까 선수들이 못하면 떠난다. 그래서 계속 캐디가 바뀌었다"며 힘들었던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최나연은 슬럼프 극복을 위해 몸부림쳤다. 멘털적인 부분을 위해 한국인 심리 치료 코치를 고용하기도 했다. 최나연은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되돌아봤을 때 그 경험들이 있어서 성장한 것 같다. 예전에는 스스로 목을 조르면서 살았던 것 같다. 요즘에는 골프 없어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성적이 어떻든 간에 맘 편하게 하려고 하니까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적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블루 베이 대회에서 올 시즌 최고 성적(7위)을 내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나연은 "100%는 아니지만 문제가 됐던 드라이버 샷 부분이 많이 좋아졌다. 잘 될 때 시즌이 끝나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감을 2018년까지 간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내년 시즌 걱정은 없다. '잘 할까'라는 생각이 '잘 할거야'로 바뀌었다"고 자신했다.
함께하는 새 캐디와의 호흡도 나쁘지 않다. 최나연은 "지금 같이 하는 친구는 신인 캐디다. 캐디들이 계속 떠나니까 내가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 친구는 신인이라 아무도 본인을 안쓰는데 찾아줘서 고맙고, 나는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맙다. 서로 맞춰가면서 팀워크도 좋아지고 있다. 계속 오래오래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지난 27일 끝난 챔피언스 트로피에 출전해 국내 투어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쳤다. 최나연은 "아무래도 잔디가 조금 달라서 적응이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도 3일 내내 큰 실수가 없어서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나연은 다음 시즌 개막전 퓨어 실크 바하마를 건너뛸 예정이다. 최나연은 "1월 셋째 주가 첫 대회라 좀 이른 감이 있다. 그 다음 대회인 호주 대회부터 나갈 예정이다. 샷감도 돌아왔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